[이야기가 있는 아침]히틀러의 여인, 죽음을 택하다

1945년 오늘 오후. 56세의 아돌프 히틀러와 33세의 에바 브라운은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동반 자살을 합니다. 히틀러는 권총으로, 에바 브라운은 청산가리 캡슐로...두 사람은 벙커에서 결혼식을 올린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란히 죽음을 택했던 겁니다. 이날 두 사람은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도 그의 정부(情婦)와 함께 빨치산들에게 체포돼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채념한 듯 죽음을 결심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무솔리니는 이미 이틀 전에 클라레타 페타치와 함께 처형당했죠. 또 소련군이 이미 두 사람의 숨어 있던 지하 벙커에서 500미터 지점까지 육박해오고 있었습니다.에바 브라운은 결혼식 후 "이젠 날 히틀러 부인이라고 불러도 돼"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에게는 희대의 독재자 였지만 그녀는 히틀러의 사랑을 원했던 것이죠. 사랑이라는 앵글로만 보면 두 사람은 참 안타깝습니다. 화가 지망생이었고 소심했던 히틀러와는 달리 활달했고 평범했던 에바는 일견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었습니다. 게다가 히틀러는 이복 누나의 딸을 사랑했었고, 그 딸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자살을 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에바는 전쟁이 기울대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히틀러를 찾아와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죽음을 택했습니다. 17세에 한 화방에서 히틀러와 운명적 만남을 가진 그녀는 히틀러의 비서이자 여인이었으며 아주 잠시동안 그의 부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두 사람이 마지막 나누었던 대화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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