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발표 뒤 채권이자 급등 날벼락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저금리를 틈타 야심차게 자금 조달에 나섰는데, 최근 예상치 못한 금리급등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당장 추정되는 추가비용만 100억원을 웃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3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한다. 발행금리는 2.85%. 지난 9일 잠정 금리를 발표할 때만 해도 2.65%였지만 불과 사흘 만에 20bp(1bp=0.01%포인트)나 뛰었다.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채권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표물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일 이후 이틀 만에 17bp 올랐고, 3년물 국채는 19bp, 5년물 국채는 18bp 급등했다. 통상 회사채 금리는 국채 금리에 일정 수준 추가 금리를 가산하는 식으로 결정된다. 국채 금리 급등은 발행사로선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이마트는 발행금리가 0.2%포인트 상승하며 이자비용도 12억원 늘어났다. 금리가 2.65%일 때는 3년 총 이자비용이 159억원인데, 금리가 2.85%로 오르며 이자비용도 171억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비용 고민에 빠진 건 이 회사만이 아니다. 오는 23일과 24일 각각 회사채를 발행하는 SK텔레콤(3600억원)과 풍산(1000억원)도 마찬가지다. 풍산은 3년물, SKT는 7년물ㆍ10년물ㆍ20년물로 나눠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이마트 수준의 금리 상승을 적용했을 때 양 사의 추가 이자비용은 각각 6억원, 88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오는 16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후 잠정 발행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신용등급 'AAA'인 SKT는 시장이 기대했던 최저금리 경신도 무산된 데다 경쟁사인 KT(AAA)와의 금리 대결에서도 쓴잔을 들게 될 전망이다. 앞서 KT는 10년물 회사채를 역대 처음으로 2%대로 발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SKT는 현재로선 가장 낮은 희망금리로 발행하더라도 3%를 넘어선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곳도 있다. 현대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는 금통위 하루 전인 10일 최종금리를 확정해 금리급등 여파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5년물과 7년물로 나눠 총 2000억원을, 두산인프라코어는 3년물과 5년물 등 총 1500억원을 발행했다. 한 증권사 회사채 관계자는 "금리동결 결정 이후 회사채 유통금리는 물론이고 발행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며 "이번 주에도 금리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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