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귓속 기관에 이상이 생겨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전정기능 장애(말초성 어지럼증)환자가 최근 5년새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의 환자 증가율이 높았다.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2008~2012)간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정기능의 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8년 55만2427명에서 지난해 85만551명으로 5년새 54%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0% 가량으로 남성 환자 보다 2배 많았다. 지난해 기준 여성 환자는 58만8495명(69.2%), 남성 환자는 26만2056명(30.8%)이었다. 연령대별 환자 추이를 보면 70세 이상이 20만9504명(2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1.2%), 60대(19.3%), 40대(15.3%), 30대(10.2%) 등의 순이었다.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65.1%나 차지하는 셈이다. 환자 증가율 또한 50대 이상이 높았는데, 이중 70세 이상 환자 증가율은 85.6%로 가장 높았다.전정기관은 내이(귓속)의 반고리관, 난형낭, 구형낭, 말초 전정신경 등으로 구성되며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겨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전정기능의 장애(말초성 어지럼증)이라 부른다. 전정기능 장애는 중이염의 합병증이나 바이러스 등 감염에 의한 내이염, 이독성 약물, 측두골 골절 등의외상, 청신경 종양, 내이출혈, 동맥폐쇄 등이 원인이 된다. 특별한 원인이 없거나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전정기능 장애가 발생하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멀미나 현기증과 달리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방향의 뚜렷한 회전 방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환자는 '머리가 빙빙 돈다'거나 '천정과 주위가 돌아간다'와 같은 표현을 한다고 한다.어지럼증은 가만히 있어도 생기며 원인에 따라 머리를 특정 자세로 움직이거나 큰 소리를 들을 때, 머리 쪽으로 진동을 가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일부는 승강담, 경사감, 부유감, 휘청거리는 느낌과 같은 동요형 어지럼을 느끼기도 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난청, 이충만감 등 청각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두통이나 복시, 얼굴 마비, 언어 장애, 의식 장애, 감각이나 운동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뇌경색 등 중추성 전정기능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전정기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기준은 없다. 다만 전정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머리 충격은 피하고 이독성 항생제나 항암제를 사용할 땐 주의하고, 중이염이 있으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노영수 진료심사평가위원은 "전정기능 장애가 보행 장애, 평형유지 장애로 나타날 경우 일상생활에서 넘어지거나 운전 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노인에게 발생하는 장애는 낙상, 충돌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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