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세 정책, 모든 세금 19% 슬로바키아 주목'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우리나라가 2%대 저성장을 할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성장' 중심의 조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든 세금을 19% 단일세율로 단순화한 나라, 슬로바키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13일 "한국의 현재 조세 정책은 성장보다는 형평성을 강조하는 추세"라면서 "슬로바키아의 조세 개혁 방향은 형평성에 치우친 한국의 조세 정책 방향을 재정립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슬로바키아는 2004년에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모두 19% 단일세율로 개혁했다. 당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단일세율을 실시한 국가들이 많았다. 소득세를 단일세율로 바꾸는 추세는 1995년 에스토니아를 시작으로 동구권 국가들이 연이어 채택했었다.하지만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모두 19%의 단일세율로 체제화한 국가는 슬로바키아가 유일하다. 현 소장은 "이는 조세 정책의 목표를 성장과 단순성에 초점을 맞춘 개혁"이라고 설명했다.슬로바키아는 기준세율을 낮춰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되 단일세율로 복잡한 과세 구조를 대체해 형평성을 높였고, 면세ㆍ비과세 등 특정 제도를 폐지해 이중과세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개혁이 이행됐다.2004년 기아차가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세계적 자동차부품 회사인 독일의 콘티넨탈과 미국의 비스티온도 뒤따라 투자를 결심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에도 세제 개혁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현 소장은 그러면서 "슬로바키아는 이전보다 낮은 세율이면서, 단일세율을 도입했음에도 세수 감소는 없었고, 경제 성장에 유효한 정책 수단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후 슬로바키아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치와 계속 격차를 벌였다. 2010년에는 각각 28.3%와 33.8%로 벌어졌다.슬로바키아 경제성장률은 2004년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비해 약 1.5%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1997~2003년 3.3%였다면 2004~2011년에는 4.8%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현 소장은 "조세 정책이 추구해야 하는 대표적 정책 목표는 효율성, 형평성, 단순성"이라며 "각 나라마다 추구하는 정책 목표는 상이하지만 우리나라는 소득기반 세제인 소득세와 법인세를 통해 형평 목표를 달성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그는 또 "형평성 목표 추구를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전체적 조화 없이 개별 개정한 결과,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되고 개인소득과 법인소득 간 세 부담 차이로 인한 자원 배분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이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로 예상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 수단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끝으로 "성장 중심의 조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형평에 치우친 국민들의 인식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현실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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