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때문에' ECB 역할 확대논란 재점화

스페인 라호이 총리 'ECB 권한 강화해야' 다시 주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일본은행(BOJ)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 논란이 다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BOJ가 지난 4일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부양 조치를 발표하면서 유럽에서 ECB도 역할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줄기차게 ECB의 시장 개입을 주장해왔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다시 ECB의 권한 강화를 주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호이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 모두는 ECB가 세계의 다른 중앙은행들과 같은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호이 총리는 ECB에 어떤 권한이 주어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국 중앙은행(BOE)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주 BOJ가 취한 부양조치도 스탠스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언급했다. 라호이 총리가 언급한 3개 중앙은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채 매입을 통한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ECB는 조약상 물가 안정이 목표라는 이유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완화 정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를 중시하다 보니 ECB의 기준금리 0.75%도 미국, 일본, 영국에 비해 높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에도 ECB가 할 수 있는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ECB도 지난해 9월 '전면적 통화거래(OMT)' 정책을 도입하면서 무제한 유로존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ECB의 국채 매입 지원을 받는 국가들은 엄격한 긴축을 시행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고 스페인은 이에 반발해 실제 OMT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여전히 ECB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이유 등으로 OMT 시행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사실상 다른 국가들처럼 ECB도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라호이 총리의 주장은 이번에도 독일 등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FT는 라호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과 관련해 북유럽과 남유럽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라호이 총리는 또 유럽이 은행연합에 대한 논의를 빨리 진전시키기 못 하고 있는 상황도 불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유럽에 이미 은행연합 제도가 준비돼 있었다면 최근 발생한 키프로스 사태 같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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