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내 홍보모델 선발 기준 들여다보니[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저사람 얼마 전 신문에 나왔던 모델이네. 실물이 훨씬 낫네."모 대형증권사 상품개발팀에 근무하는 최 모씨(29·여)는 증권사들이 밀집한 여의도 일대에서 나름 유명인사가 됐다. 최 씨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선보인 주가연계증권(ELS)랩 홍보모델로 발탁돼 얼굴이 팔리게 됐는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다.일주일이 멀다하고 각종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들은 사내 여직원을 홍보모델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워낙 자주 촬영하는데다 짧은 시간에 끝내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전문 모델을 발탁할 경우 제작과정에서 상당한 불편을 각오해야 한다. 물론 주식시장 침체로 비용절감 차원에서 사내 직원을 기용하는 비중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A증권사 사내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적립식펀드 열풍 때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봤지만 방송에만 나가겠다고 한다거나 촬영장소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작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상당했다"며 "직원들을 활용하면 상품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사내 직원들을 홍보모델로 발탁하는 방법은 증권사마다 사뭇 다르다. 물론 상품 홍보효과를 위해 외모를 엄격하게 따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H증권사는 본사 및 전국 영업점에 근무하는 여직원 인사기록카드로 '서류 전형(?)'을 실시한다. 여기에서 100여명의 풀을 구성하고 촬영 직전 근무에 지장을 받지 않는 직원들을 호출한다. 일단 한번 촬영한 직원은 일정기간 동안 휴지기를 갖는다고 한다.S증권사는 사내 인트라넷에 공모를 실시하는 등 일정 수준의 전형을 거친 뒤 선발한다. 몇 배수 정도 뽑은 다음 간략하게나마 '카메라 테스트'를 통해 해당 상품 이미지와 결부된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최종 간택한다. S증권사 관계자는 "주식비중이 많은 공격형 상품을 내놓을 경우에는 활기찬 인상을 지닌 여직원을, 반대로 중립형 안정지향형 상품을 홍보할 때는 차분한 이미지의 여직원을 모델로 기용한다"고 말했다.D증권사는 그때그때 사내 직원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등 철저히 인맥을 통해 모델을 섭외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전형방식으로 통한다. D증권사 관계자는 "따로 수당을 책정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모델로 나서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겨우겨우 통사정해 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홍보모델이 여직원의 전유물은 아니다. 실제로 또 다른 S증권사 등은 몇 년 전 선박에 주로 투자하는 '거북선펀드'를 출시하면서 이순신장군 역을 맡아야하는 남자 직원을 홍보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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