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이 교사·대학생·간호사 등 일반인들 모아 스마트폰 채팅으로 작전공유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블로그로 유료 회원을 끌어 모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해 온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강남일)는 3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인터넷 주식카페 운영자 김모(31)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카페 회원 중 주가조작에 적극 가담한 중학교 교사 최모(31)씨, 대학생 이모(22)씨, 간호사 임모(3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단순 가담한 20명은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고가매수 668회, 짜고 한 거래 291회 등 모두 2046회에 걸쳐 주가 조작에 나선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시세조종으로 3배 이상 주가를 끌어 올려 1억 8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주가조작에 활용된 자금 규모만 총 150억원, 이용 증권계좌는 37개로, 전문 주가조작꾼인 김씨가 월 10만원의 회비를 받고 끌어들인 카페 회원은 모두 130여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들 대다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일반인들로 검찰은 일부 주가조작에 가담했으나 오히려 억대 손실을 봐 월급을 고스란히 빚을 갚게 된 경우 등은 입건유예했다. 이들은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채팅 프로그램으로 대화방을 열어 놓고 “지금 매수하세요, 00시 00분에 상한가 작업합니다” 등 작전 대상 종목선정부터 매매수량·시점까지 서로 연락을 나눠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적어 주가 부양이 쉬운 우선주가 범행 대상으로 물색됐고, 김씨가 팀을 나눠 매매수량과 가격을 전달하면 카페 회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주가조작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주가조작에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던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대화 내용을 지우는 것이 손쉬워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가조작 가담자의 경우 몰래 유료 카페를 따로 차린 뒤 채팅 내용을 역이용해 주식을 사들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대선을 맞아 정치테마주 열풍이 불자, 밀양에 부지를 가진 플라스틱 원료 도·소매업체를 신공항 테마주로 둔갑시켜 주가를 뛰운 뒤 고점에서 내다 팔았다고 설명했다.이들 일당이 카페를 개설한 포털 사이트에만 회원 규모가 만명 이상인 주식 관련 카페가 100여개로, 주식 관련 인터넷 카페·블로그 중 상당수는 유료로 주식 매매를 가르친다면서 실제로는 주가조작을 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후 주식정보·매매 관련 카페·블로그를 이용한 주가조작 행위를 계속 수사하고, 정치테마주 열풍에 편승한 주가조작 사범들 역시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들 일당과 별개로 지난해 10월 157차례에 걸쳐 S사 시세조종에 나선 전업투자자 황모(36)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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