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이성열(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실 이성열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 거포에 컨택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기본 타격 틀이 갖춰져 있지 않던 그를 많은 타격코치들은 돕고 싶어 했다. 결과적으로 이성열에겐 혼란이 됐다. 그는 프로 데뷔나 다름없는 2005년 9홈런을 때렸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매 시즌 홈런은 2개 이하였다. “솔직히 너무 많은 코치들로부터 도움을 받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했다. 나중엔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 혼자 우물 속에 빠져 헤매는 듯했다. 그 점이 너무 아쉽다. 물론 내 잘못이 더 크다. 어린 나이에 고지식해서 조언을 흡수하려 하지 않았다. 내 것이 최고란 생각에 사로잡혀 장단점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염경엽 감독은 이런 이성열을 잘 알고 있었다. 내놓은 해결책은 탁월했다. 별다른 재촉 없이 주전 자리부터 보장해줬다. 그 사이 쌓인 신뢰는 이성열을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의욕이 되살아났다. 지난 가을 마무리훈련에서 포수마스크를 자청할 정도였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한 염경엽 감독은 이내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스윙 폭을 줄이게 하는 한편 밀어치는 연습을 시켰다. 정확성을 높여도 파워에 큰 손색이 없을 것이란 계산이었다. 해결책은 적중했다. 이성열은 지난 3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개막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31일 경기에선 2루타를 치며 타점을 올렸다. 배트는 홈에서도 빛났다. 2일 목동 LG전에서 2회 벤자민 주키치를 상대로 결승 쓰리런을 때렸다. 밀어 쳐 만들어낸 한 방으로 넥센은 3-1로 승리하려 2연승을 달렸다. 경기 뒤 이성열은 염경엽 감독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표시했다.이성열(왼쪽)과 김민성(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홈런을 칠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염경엽 감독이다. 부진한 선수를 기용한다는 건 힘든 결정이다. 매 경기를 꾸준히 나설 수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준 것 같다. 믿고 기회를 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2010년의 타격감을 찾았다는 이성열. 성적은 당시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비상(飛上)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