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의 반란 매서웠다…개막전 진기록 속출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타자들의 반란이었다. 시즌 전 투고타저 예상을 180도 뒤집으며 개막전 타격 진기록을 쏟아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프로야구는 30일 대구 삼성-두산전, 문학 SK-LG전, 사직 롯데-한화전, 광주 KIA-넥센전 등 4경기를 시작으로 7개월여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시즌 전 전문가들이 예상한 투고타저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뜨거운 타격전 양상을 보이며 개막전 타격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4개 구장 역대 최다득점이 대표적이다. 총 54득점이 나오며 종전 최다인 2000년의 52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2점은 만루 홈런을 통해 나왔다. 특히 대구구장에선 그랜드슬램이 두 개나 터졌다. 포문을 연 건 두산 오재원. 1회 2사 만루에서 배영수로부터 왼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때렸다. 2013 프로야구 첫 홈런이자 오재원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 역대 개막전 1회 만루 홈런이 터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번째 그랜드슬램도 두산에서 나왔다. 4회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배영수를 두들겨 오른 담장을 넘겼다. 역대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한 팀이 두 개의 그랜드슬램을 친 건 이번이 최초다. 정규시즌 전체로 영역을 넓혀도 열 번밖에 없던 진기록. 반면 배영수는 2003년 KIA 신용운에 이어 역대 한 경기에서 만루 홈런 두 방을 내준 두 번째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의 자존심에도 흠이 갔다. 지난 시즌 LG 이병규에게 만루 홈런을 맞은데 이어 2년 연속 개막전에서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삼성은 4-9로 졌다. 만루 홈런은 문학구장에서도 나왔다. 주인공은 정성훈. 3-4로 뒤진 8회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이재영을 공략, 왼 담장을 넘겼다. 역대 개막전 열 번째 그랜드슬램. 그 덕에 LG는 7-4로 이겼다. SK는 조성우가 1군 데뷔 첫 타석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려 통산 다섯 번째 개막전 대타홈런의 주인공으로 거듭났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광주구장에선 두 개의 대형아치가 하늘을 수놓았다. 주인공은 KIA 나지완과 넥센 이성열. 각각 2점과 1점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는 25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KIA가 10-9 역전승을 거뒀다. 사직구장에선 개막전 사상 열 번째 끝내기 승부가 연출됐다. 마지막 환호를 만끽한 선수는 롯데 박종윤. 5-5로 맞선 9회 만루에서 안승민으로부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롯데로 둥지를 옮긴 김시진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역대 개막전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터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종길 기자 leemean@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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