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의회 승인받고 700만弗 보조금도 받아내…애플 본고장서 이뤄낸 성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난 28일 오후 6시 김포공항, 미국 새너제이에서 귀국하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얼굴에 피곤기가 서려있었지만 표정 역시 밝았다. 그는 새너제이에 들어서는 반도체사업부 R&D센터 신축 허가 문제를 매듭짓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부품(DS) 부문장 겸하고 있는 권 부회장이 직접 나서 까다로운 인허가 문제를 풀고 돌아온 것이다. 아울러 새너제이 시의회로부터 700만달러(78억원) 지원금 승인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4박5일동안 이어진 이번 출장에서 권 부회장은 신규 R&D센터의 사업 진행 상황을 두루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 빠른 걸음으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벗어났던 권 부회장은 "또 소설 쓰게 하실꺼냐"는 기자의 요청에 발걸음을 멈췄다. 이어 "R&D센터는 잘 올라가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R&D센터의 신축 허가를 이번에 받았다. 이제 시작이다"라면서 "이번 출장도 허가 문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다녀왔다"고 답했다. 출장 배경을 묻는 질문에 늘 "고객사를 만나러 간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던 권 부회장이 처음으로 출장 배경을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 거리'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북쪽에 위치한 기존 반도체사업부 건물을 확장하는 공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설계회사인 NBBJ가 디자인한 이 빌딩은 입주인원 2500명, 10층 높이에 총 면적은 1만2000㎡(약 3만평)에 달한다. 현지에선 반도체를 닮은 설계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투자에 화답해 새너제이시가 승인한 삼성전자 지원안도 이번 출장길에 권 부회장이 맞은 겹경사다. 새너제이 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향후 10년간 교통부담금 50% 감면, 전기와 수도 이용료 관련 세제우대 등 약 700만달러(78억원)를 지원한다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새너제이 시의회의 지원금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따로 이들을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권 부회장의 방문 목적을 두고 새너제이 시의회의 승인을 앞두고 권부회장이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그건 새너제이시의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하지만 새너제이시의회가 삼성전자 지원안을 통과시킨 결정적인 이유가 삼성전자의 R&D센터 재건축이 가져올 투자·고용 효과라는 점에 비춰 볼 때 권부회장의 출장이 이와 아주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더구나 인허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R&D센터 공사가 급물살을 타게 돼 이에 따른 인력 고용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건물 신축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 간의 소통을 돕고 지역 공동체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공사를 담당할 일손이 필요해 고용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너제이시의 이번 지원책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모범을 보이는데 부응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며 "지원 규모는 78억원 규모로 크지 않으나 애플이 본사를 두고 있는 새너제이시에서 먼저 나서 삼성전자에 혜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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