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제재 논의차 한·중·일 방문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 때아닌 경제성과 선전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국제사회의 대(對)북 경제 제재가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식 통치자금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18일 외교부에 따르면 데이비드 코언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이날 일본을 시작으로 22일까지 한국, 중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코언 차관은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를 총괄하며 '북한 저승사자'로 불린다. 그는 이번 일정에서 각국 정부 관리들은 물론 민간부문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094호 이행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19일부터 이틀 간 머문다.미국 재무부와 우리 외교부는 코언 차관의 동북아 순회가 '유엔 제재'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밝혔으나, 미국의 독자적인 금융 제재에 대한 논의가 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언 차관이 제2의 BDA식 금융 제재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통일연구원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대외적 금융 활동을 막는 것이 가장 강하고 효율적인 제재 방식으로, 이번에 미국 재무부가 움직이는 것은 미국이 실질적인 대북 제재에 착수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며 "BDA식 제재가 추가될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의 독자적 제재가 더 강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미국은 이미 BDA 방식의 강력한 금융 제재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1일 북한의 외국환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을 조선광업무역회사와 단천은행이 이란 등과 탄도미사일 거래 활동을 하는 것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2094호 결의와는 별도의 추가적 조치다. 당시 코언 차관은 전 세계 금융사들을 향해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한다"며 이 은행과 거래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이러한 가운데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때 아닌 경제 성과 선전을 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7일 1면 대부분을 경제 관련 기사로 채웠다. 신문은 평안북도 향산군 희천발전소, 함경남도 단천시 검덕광업연합기업소, 평안북도 각지의 공장·기업소에서 일하는 일꾼과 노동자들이 남한, 미국 등 원수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을 안고 일터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같은 날 조선중앙방송도 평안북도와 황해남도에서 벌어지는 간석지 건설과 강원도에서 진행되는 '세포등판 개간 사업' 등 북한 전역에서 이뤄지는 각종 건설 현장에서 성과가 나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전비태세 완비를 과시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그러나 선전과는 달리 북한은 개인의 창조성을 부정하는 체제, 자연재해, 군수·중공업 위주의 산업정책, 과도한 국방비 투입 등으로 인해 만성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까지 더해져 북한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적으로 돈줄이 막힌 상황에서 지금처럼 대중 동원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려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정영태 위원은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멈추고 핵을 폐기하는 것만이 북한이 살 길"이라며 "그래야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이 이뤄지고 이후 6자 회담, 대북 지원 등 북한이 원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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