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해운업계가 삼중고에 빠졌다. 국내 4대 해운업체의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2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부채비율이 700% 달해 운영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경기침체의 파고는 계속 높아져 수익성 개선도 힘든 상황에서 결국 선박 매각까지 나선 상황이다. 경쟁력 악화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해운업체의 전체 회사채 잔액 중 약 2조원에 대한 만기가 올해 안에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기준으로 국내 4대 업체인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STX팬오션의 회사채 잔액은 총 7조62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도래액 규모는 1조9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현대상선 7200억원, 한진해운 6340억원, STX팬오션 4000억원, SK해운2420억원 등이다. 4대 해운업체의 향후 5년간 만기도래액은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향후 3년 동안의 부담이 가장 크다. 돈 갚을 시기는 계속 다가오는데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STX팬오션과 현대상선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각각 -0.39%, -2.08%로 집계됐다. 한진해운만이 작년 4분기 -2.33%였던 영업이익률이 올 1분기 0.01%로 상승할 전망이다. 돈이 벌리지 않으면서 부채비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국내 4대 해운업체와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해운을 포함한 5개사의 부채비율은 2010년 265%, 2011년 399%, 2012년(1∼9월) 609%로 급증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697.2%로 지난 2003년 449.9% 이후 10년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도 657.6%로 700%대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3년 1037.3%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해운경기 호황으로 189.8%(2008년)까지 떨어진 바 있다. STX팬오션은 2004년 범양상선을 인수해 출범한 뒤 2005년 74%까지 부채비율이 떨어졌지만 세계 경제 침체로 부채비율이 302%(2012년 기준)까지 상승했다.회사채 발행도 한계에 다다르면서 해운업체는 선박까지 매각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상선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2100만 달러에 매각했다. 한진해운도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자산 매각 후 재임대) 방식,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상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삼중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말께 벌크선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해양수산부의 재출범 등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올해를 견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 11일 기준 벌크선 운임지수가 847을 기록해 한 달 동안 100포인트 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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