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일본 기업들이 중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 등 다른 국가로 옮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가운데 생산 거점을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후나이전기는 가전제품의 중국 생산비율이 2011년도에 90%였으나 내년 필리핀 공장 가동을 계기로 이를 5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는 의류의 중국 생산 비율을 2011년도 80%에서 올해 30%로 대폭 낮추는 대신 미얀마에서의 생산비율은 작년도 15%에서 올해는 20% 이상으로, 인도네시아에서의 생산 비율은 작년도 3%에서 1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출점하는 퍼스트리테일링, 신사복 체인인 아오야마상사와 아오키 등도 중국보다 비용이 싼 아시아 각국으로 생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것은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일본 무역진흥기구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일반 제조업 근로자의 월 기본급은 지난해 10월 기준 328달러로 5년간 약 40% 올랐다. 이는 필리핀(253달러), 베트남(145달러), 미얀마(53달러)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일본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상품 외에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으로 외교 관계가 악화할 경우사업에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작년 9월 노다 요시히코 민주당 정권이 센카쿠를 국유화한 이후 반일 시위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큰 피해를 봤다.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현지법인의 매출은 2010년도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23조 2000억 엔, 수출 11조 5000억 엔으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 전인 2007년도에 비해 중국 시장 매출이 27% 증가했으나 수출은 22% 줄었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이 내수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수출 거점으로서의 위상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생산 이전 속에 일본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도 줄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에 대한 일본 기업의 직접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김재연 기자 ukebid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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