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경기침체 타개를 위해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유럽 각국이 ‘큰손’ 중국 기업들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중국 기업들은 높은 투자 문턱에 가로막혀 있다고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이날 유럽에 투자한 74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부분은 연간 매출 100억위안(약 16억달러) 이상을 내는 기업들이며 약 3분의2는 국영기업이었다.조사 기업의 32%는 당국으로부터 거주 및 사업권을 취득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고, 29%는 해당국의 노동관련 법률에서, 28%는 세제 및 회계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변했다. 또 중국 기업들은 유럽 브랜드나 선진 기술 등을 인수할 때 애초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이 든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다.최근 중국 기업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본토 시장 경쟁을 피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늘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안보논리를 내세우는 정치권의 중국 견제, 시장 규제 등으로 저항이 심한 편이지만 유럽에서는 적극적으로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막상 유럽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은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고 일부 유럽 정치권에서 더 많은 상호호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주요 투자자인 A캐피털의 앙드레 뢰세크룩-피에트리 회장은 “지금 중국 기업들은 해외에 투자할 강한 동기를 갖고 있지만, 해외 진출 지역에서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현지 법인을 운영하는 것, 진출국의 승인을 얻고 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한편 설문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의 25% 이상은 자국 기업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도 최소 세 곳 이상의 관계 부처로부터 허가를 얻어야 하는 등 복잡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말로만 지원할 뿐 실질적인 뒷받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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