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헴사스에게 조금 특별한 '스페셜올림픽'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태어난 고향에 다시 돌아오게 돼 설레고 흥분된다."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213명의 미국 대표팀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뉴욕 출신 스노슈잉 대표 태 헴사스. 강원도 평창 태생인 그는 세 살 때인 1978년 홀트아동복지회의 국제 입양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35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 땅. 오랜 세월에 가려 어린 시절 기억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고향에서 치르는 대회란 점에서 감회는 남다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 마련한 미국 대표팀 환영 오찬에 참석한 그는 "너무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 돼 고향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면서도 "한국을 방문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헴사스는 전문 운동선수가 아니다. 현재 뉴욕 이타카에 위치한 제이엠 머레이 센터에서 각종 제품에 회사 로고를 부착하는 일을 맡고 있다. 바쁜 일정과 지적장애로 인한 불편한 움직임에도 운동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높다. 볼링, 농구, 축구, 육상 등을 두루 섭렵하며 자국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에 20년 동안 빠짐없이 참가했다.뉴욕 스포츠센터에서 만난 코치의 권유로 스노슈잉에 입문한 그는 자신의 첫 국제대회를 고향 평창에서 치르는 기회를 얻었다. 스페셜올림픽에서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노슈잉은 눈 위에서 신는 '스노슈'라는 장비를 착용, 정해진 트랙과 주로를 달리는 경기다. 헴사스는 이번 대회 100m와 200m, 계주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제니퍼 시스 미국 대표팀 코치는 "헴사스와는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트레이닝캠프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며 "8개월 동안 매주 7시간씩 훈련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를 좋아하고 잘 웃는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며 "오래전부터 한국을 찾는단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한에는 양어머니와 1973년 한국에서 먼저 입양된 다섯 살 위 언니가 동행했다. 가족들의 격려 속에 헴사스가 바라보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 잃어버린 혈육을 찾는 동시에 비슷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동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어 한다. 그는 "장애가 있다고 숨어 있을 이유가 없다. 같은 어려움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함께 어울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빙그레 미소 지으며 "기회가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꼭 친부모님을 찾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제공]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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