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람들 깜짝 놀라게 하자' 건배사

'대담한 삼성' 먼저 외친 부회장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민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진후 첫 공식행사를 통해 향후 자신과 호흡을 맞출 신임임원들을 격려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20주년을 맞은 해에 임원이 된 이들에게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그룹은 21일 서울 한남동 햐앗트호텔에서 올해 승진한 335명의 신임 상무들과 배우자를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주재하는 자리였지만 올해 승진한 이재용 부회장의 첫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을 대표해 축하 건배사를 했다. 이 부회장은 건배사로 "삼성과 신임 임원의 무한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 라고 외치면 삼성, 삼성, 삼성 이라고 세 번 답창 해달라"면서 "이 호텔이 스마트폰 경쟁사의 출장자들이 많이 머무르는 곳이니 그 사람들이 듣고 깜짝 놀라게 해주자"고 제안했다. 이 부회장의 대담한 건배사에 신임임원들의 "삼성, 삼성, 삼성"하는 우렁찬 답창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건배사 외에 별도로 "올해는 삼성 신경영 2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라며 "앞으로도 그룹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늘어난 여성 임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권 부회장을 비롯해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 담당 사장 등이 함께했다. 만찬 이후 행사장을 떠나는 신임임원들에게 권 부회장, 이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들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격려했다. 형식상으로는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이 신임 임원들을 축하하는 자리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사장 시절에도 신임 임원과의 만찬에는 매년 참석해왔다. 이 회장이 매년 사장단과 만찬을 갖는 것처럼 이 부회장도 미래의 삼성을 이끌어 갈 인물들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승진에 이어 오는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는 권오현 부회장, 상근 사내 이사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윤주화 사장 등이 맡아왔지만 윤 사장이 올해 제일모직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근 사내 이사자리가 비어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윤 사장이 맡고 있던 등기 이사 자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깜짝 승진한 것처럼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 회장은 경영수업을 위해 1선이 아닌 2선을 책임지는 최고고객책임자(CC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의 역할을 맡겨왔다. 이 부회장은 CCO, COO를 맡으면서도 사실상 삼성전자의 '얼굴' 역할을 하며 글로벌 사업 파트너를 만나고 주요 사업들을 진두지휘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승진 이후 꾸준히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면서 "그동안 경영수업을 위해 2선에 배치한 것과 달리 이제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겨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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