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세금 내린다고 '거래 빙하기' 못 푼다

국토부, 13일 서민 주거안정에 비중 둔 인수위 업무보고 전문가들 "취득세 감면 등 일시적 처방보다 장기 세제개편 필요"집주인에 다양한 혜택 부여해야 전세대란 차단할 수 있어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집 주인도, 세입자도 집 걱정, 대출상환 걱정 없는 세상이 옵니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집에서 내세운 '행복주거 프로젝트'의 캐치프레이즈다. 집을 사기위해 수 억원을 은행에서 끌어다 쓴 하우스푸어와 날로 치솟는 전셋값으로 고통받는 렌트푸어를 없애 '해피 하우징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이다. 이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서민 주거안정, 주택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박 당선인이 추진키로 한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 제도 ▲행복주택 조성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보편적 주거복지 ▲영구임대주택 관리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국토해양부도 서민주거 안정에 방점을 둔 주택정책을 근간으로 오는 13일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인수위는 시장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 정부 개입, 다시 말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따라 주택 거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세금 규제가 완화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위 경제세분과 위원으로 부동산 정책을 조율하게 되는 서승환 연세대 교수가 줄기차게 강조해 온 부분이기도 하다.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박 당선인이 새롭게 제시한 주택정책이 중산층과 서민들의 근본적인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지분매각제, 연금사전가입제 등 새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이해당사자를 위한 인센티브 구체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서민형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세금 규제 완화책도 상반기 내에 시행해 '거래 절벽' 수준에 이른 매매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우선 당선인의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의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해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라면 대출 이자를 내는 대상만 바뀔 뿐이라는 것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지분매각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등에 내는 임대료가 기존 대출 이자보다 낮아야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지분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ABS)이 제대로 팔리기 위해서는 담보가치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하는데 그 부분이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만 50세가 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사전 가입제도에 대해서는 혜택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박 당선인은 수도권 6억원 이하, 기타 지역 3억원 이하 주택에 한정시켰는데 중장년층 주택 대부분이 중대형급인 상황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다.또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전세보증금 이자상당액(4%) 면세 외에 더 다양한 인센티브를 집 주인에게 부여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자신 명의의 집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전세금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정책을 반가워할 집 주인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더 많은 소득공제 등 추가적인 혜택이 있어야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철도 시설용지 등을 활용한 행복주택 20만가구 조성에 필요한 15조원 사업비 확보 방안도 문제다. 진미윤 LH 연구원 박사는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 공급에 민간자본 참여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금융권이든 기업이든 자금 투입 주체에 대한 세제 지원방안도 병행해서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취득세 감면이 1년 더 연장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특정 세제 완화를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형태보다는 전반적인 세제 개편을 통해 시장을 떠받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취득세와 함께 증여세, 상속세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부동산 관련 세제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들의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만큼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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