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대한민국]③ '右근혜'로는 50% 대한민국…'윤창중의 벽'

'100% 대한민국' 박근혜를 짚는다③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또는 민주통합당의 한계일 수도 있고 진영논리에 갇혀 중간층의 지지를 더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는 데 부족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0일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선거 패배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문 전 후보가 시인한 진영논리를 정치적 해악으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특히 12월 들어서는 거의 모든 유세에서 '참여정부는 이념논쟁 하느라 민생을 파탄냈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이 그러면서 약속한 게 '민생대통령'과 '대탕평인사', 여기에 기반한 '100%대한민국'이었다. 그랬던 박 당선인이 자신의 첫 번째 공식 인선에서 대표적 보수 이념논객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발탁(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해 논란을 불렀다. 이는 선거기간 중에 내건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진영논리를 비난한 박 당선인이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진영논리에 빠져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변인이라는 자리를 두고 왜 이렇게까지 무리를 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들려온다. 민주당은 인선 철회를 요구한 끝에 "허니문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새 대통령과 야당이 임기 초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정치적 밀월기'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초반의 상황과 비슷해지고 있다. 윤 수석대변인의 '입'은 말그대로 무시무시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한 칼럼을 통해 "벌떼 같은 황위병" "황위병 광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추모객들을 비난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종북세력의 창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악담'했고 박 당선인에 대한 반대세력을 "반(反)대한민국 세력"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라고 공격했다.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으로 편을 갈라 건건이 갈등하고 충돌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로 지적된다. 진영논리를 허물고 상생의 정치를 펴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이 먼저 나서야 한다. 상대편에서 제기한 어젠더일지라도 타당하다면 품어야 한다. 경제민주화 이슈가 그런 사안이었다. 박 당선인은 지난 총ㆍ대선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당의 정강정책으로 채택하고 복지를 약속하는 등 진보개혁진영의 '몫'을 선점해 선거에서 이겼다. 박 당선인은 통합의 정치를 표방한 만큼 경제민주화 이외의 이슈에서도 진영의 벽을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인사는 이런 측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들 박 당선인이 말한 대탕평이 진정성 있는 것이라고 믿고 기대를 했는데 보수진영의 독설가를 인수위 얼굴마담으로 기용한 건 너무 아쉽다"며 "이렇게 되면 인수위원장이나 인수위원, 향후 내각이나 정부 요직 인선 때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윤 교수는 또 "집권 초기부터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려면 다음 인사에서 정치적ㆍ정책적으로 한 걸음 더 양보해 선거 기간 중에 한 약속을 이행하고 그 진정성을 스스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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