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대위기, 칼 든 기업들...죽기살기 '팔.줄.바'

알짜사업 팔고, 인력 줄이고, 주력 바꾸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재계가 내년 생존 전략 짜기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저성장 기조, 정치권 변수 등으로 내년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위기에 선제대응하고 있다. 조직개편은 그나마 나은 편으로 업황이 불투명한 기업의 경우 구조조정,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TV, 스마트폰 등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시너지 강화에 나선다. 조직개편의 큰 틀은 글로벌 시장 1위를 달성한 TV와 스마트폰 위주로 전체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의료기기팀을 의료기기부문으로 승격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이동한 조수인 사장이 맡는 의료기기부문은 소비자가전(CE) 담당 윤부근 사장 산하로 편재된다. PC와 프린터 사업을 담당하던 IT솔루션 사업부는 PC 사업을 무선사업부에게 넘겨준 뒤 프린터 사업부로 재편된다. PC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1%에 그칠 정도로 규모가 축소됐고 태블릿PC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이 재편되는 등 기로에 서 있다. 과감하게 무선사업부로 흡수해 차세대 PC 시장이 시작되는 전환기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프린터사업부의 경우 지난 수년간 일류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 독립 부서로 재편한 뒤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프린터는 기기, 종이, 잉크, 솔루션 등 후방효과가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역점을 뒀던 사업이지만 최근 수년간은 PC 사업에 집중하며 성장이 더뎌졌다는 평가다. LG전자 역시 조직개편을 통해 시너지효과 극대화에 나섰다. 구본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속 조직인 글로벌마케팅실을 통해 해외 마케팅 전체를 직접 챙기고 나선 가운데 시너지상품기획을 직속조직으로 신설해 회사 내부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STX그룹은 자금확보를 위해 주력계열사인 STX팬오션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단으로 STX조선해양과 더불어 최대 계열사 중 하나다. 동양그룹도 사업부 매각을 진행중이다. 주력 사업부문의 매각까지 고려중이다. 건재부문과 가전부문 두군데를 팔지, 모두 팔지, 다른 비주력 계열사를 팔지 아직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몸집을 줄여 자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자동차 업계에선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한국GM은 올들어 2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해 지난 1차 부장급 이상 임원 대상 구조조정에 이어 다시 한번 강도 높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연구개발 부문 등을 제외한 사무직 채용은 당분간 실시하지 않기로 하는 등 내년 위기 대응에 나섰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9월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임직원 4700명의 17% 수준인 800여명을 줄였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바람앞의 등불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재계가 갖고 있는 위기의식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며 "사정이 그나마 나은 회사는 조직개편으로 위기대응에 나섰지만 업황이 불투명한 회사들은 구조조정, 주력 사업 매각까지 고려하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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