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日 대표기업은 생존 위한 구조 개편 중'

'일본 산업계 동향 및 변화' 보고서 통해 각 산업별 구조 개편 현황 소개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일본의 대표 기업들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생존을 위한 구조개편에 몰리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0일 KOTRA(사장 오영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최근 일본 산업계 동향 및 변화'를 통해 일본의 주요 산업별 기업들의 구조 개편 현황을 소개하면서 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예상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6%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파나소닉은 3650억엔, 샤프는 2100억엔의 경상손실이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 중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닛산은 순익이 증가했지만 도요타, 혼다, 마츠다 등은 지난해 순익이 감소했고 마츠다는 순익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기업들은 내부적으로는 엔고, 자유무역협정(FTA) 지연, 높은 세율, 엄격한 노동규제, 이산화탄소(CO2) 배출 25% 삭감, 전력부족 등 6중고 때문이라는 평가다. 대외적으로는 후발개도국의 급부상과 중국에서의 일본상품 불매운동 등이 주요 요인이다. 또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의한 수입수요 감소가 기업의 수출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본기업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 산업계의 전략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자동차업계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과 해외생산 확대 ▲해외 부품 조달 강화 등 해외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도요타는 신흥국에서의 판매비중을 2015년까지 5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 하에 아세안(ASEAN) 거점인 태국내 생산능력을 67만대에서 내년까지 76만대로 늘리고, 태국 디젤엔진 생산능력도 2015년까지 2배 규모인 연간 61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닛산도 2014년 가동을 목표로 태국에 연간 생산능력 15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공장을 신설, 연간 총 37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신흥국 전용 브랜드인 IMV, DATSUN을 각각 투입키로 했다.보고서는 또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이 엔고 상태에서 지난해 3월 대지진사태로 서플라이체인이 훼손되는 사태를 겪자,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부품 조달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례로는 부품 적재 트레일러를 환적 없이 한국에서 큐슈 공장까지 운송하는 닛산을 언급했다. 전기전자산업은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이래 비핵심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성장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 개혁에 한창이라고 전했다.도시바의 TV사업부문 합리화 및 신사업 강화 전략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합리화 노력은 일본내 TV 생산을 중단하고, 해외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액정TV 모델수를 60% 축소하고 조달대상 패널 종류도 54% 줄이는 한편 금형의 공유를 통한 내부 비용절감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소니는 올 4월초 사장을 교체하고 기존 디지털 이미징, 게임, 모바일이라는 3가지 중점분야에 내시경 등 의료분야를 추가해 4대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샤프도 TV 사업 부문을 포기하고 중소형 액정패널에 특화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보고서는 일본 화학산업 구조개편의 핵심을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과 해외진출 강화로 요약했다. 여타 후발 경쟁국에서 제조하기 어려운 전자재료, 의료기기 등의 고기능 제품에 집중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학소재업종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가속화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신일본제철화학이 중국 장쑤성에 130억엔을 투자해 카본블랙의 생산ㆍ판매 거점을 신설 중"이라며 "미츠이화학도 태국 SCG 케미컬즈사와 합작으로 총 14억5000만엔을 투자해 LLDPE 필름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보고서는 "일본의 산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일본기업들의 부품소재 해외구매 확대 움직임을 새로운 수출 기회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본기업의 해외진출 확대 추세를 첨단 부품소재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으면서 제 3국 공동 진출 등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배창헌 KOTRA 글로벌정보본부장은 "중국 등 후발국들의 추격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언제 지금의 일본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며 "신성장분야를 육성해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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