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시중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는 부채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최근 불거진 영구채 논란에 금융감독 당국과 신용평가사, 전문연구기관이 모두 달려들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5일 동양증권은 '일반기업 하이브리드 채권' 보고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하이브리드채권(영구채)은 자본보다 부채에 가깝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두산인프라코어는 해외서 5억 달러 규모의 은행 보증부 영구채를 발행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상 영구채는 자본에 속하지만, 두산 측 영구채는 자본 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영구채는 발행 5년 후 500bp(1bp=0.01%포인트), 7년 후에는 추가로 200bp 금리가 올라 사실상 '5년 만기채'라는 말을 들어 왔다. 보고서를 쓴 김준민 연구원은 "500bp의 스텝업 조항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비록 조기상환이 발행사의 의무가 아닌 권리라 할지라도, 높은 수준의 추가 금리 제공은 조기 상환 가능성을 매우 높이기 때문"이라며 "경제적 실질에 따라 판단하는 IFRS의 논리에 따라 이번 채무는 상환의무가 높은 것으로 생각되고, 따라서 자본보다 부채에 가까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두산 영구채의 다른 논란 요인인 '후순위 특약 미비'에 대해서는 "IFRS에서 상환순위는 자본-부채의 분류 기준에 포함되지 않고, 실제 해외에서 선순위로 발행된 하이브리드 채권이 있어 후순위특약 부분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월 영구채를 발행한 한국서부발전은 자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서부발전의 발행 조건은 콜옵션 조건 및 스텝업 금리 수준을 봤을 때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자본으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영구채 발행의 보증을 서는 구조에 대해서 김 연구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하이브리드채권은 재무 안정성이 높은 AA등급 이상의 우량 대기업 및 공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며 "두산인프라코어는 A-등급인데도 발행했는데 이는 은행의 보증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용공여에 대한 담보로 은행은 발행사의 주식을 받는데, 발행사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식가격이 떨어져 은행의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향후 이런 구조의 발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8일 회계기준원은 영구채 자본인정 여부에 대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계기준원은 조만간 2차 연석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승종 기자 hanarum@<ⓒ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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