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독일의 대표적인 경제분석기관 이포(Ifo)의 한스 베르너 신 소장(64ㆍ사진)이 최근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과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를 계속 지원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리스나 포르투갈 같은 나라는 유로존을 일시적으로 떠나 경쟁력이 회복된 뒤 복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현재 그리스에 펼쳐진 우울한 풍경은 유로존에 남아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발생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같은 나라들의 경우 유로존에 잔류할 경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데, 구제금융 조건으로 긴축정책을 요구받음에 따라 경기침체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차라리 유로존에서 일시적으로 나오는 것이 보다 그리스로서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그는 대안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독일이 양보를 거듭했으며,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이같은 모습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독일이 결사적으로 유로본드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지만 프랑스마저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경우 독일은 유로본드도 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 직면할 경우 유럽 국가들은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게 될 뿐만 아니라 국가들끼리도 불협화음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개별국가들이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도미노 현상이 발생해 유로존이 무너질 수 있다는 통념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은 바보가 아니라면서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경우 국채 수익률은 크게 낮아지는 등 시장에서는 달리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각의 상황 따라 시장에서 달리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 및 포르투갈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유로존을 떠나 자국 화폐를 30~40% 가량 평가절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IFO에서는 70여개에 달하는 평가절하 사례를 분석할 결과 화폐의 평가절하시 1~2년이 지나면 회복세가 시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스페인에 대해서는 20% 정도 고평가 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유로존에 머물면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그는 이제 유로존에 몇몇 나라가 탈퇴할 경우 유로존이 끝난다고 말하기보다는 질서있는 탈퇴를 고민할 때라고 봤다. 신 소장은 현재와 같은 구제금융이 계속 될 경우 그리스 뿐 아니라 남아 있는 유로존 국가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구제금융 기금 덕에 자본시장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만, 원래 안정됐던 유로존 국가의 연금 생활자 및 납세자들의 저축을 날려버림에 따라 점차 빠져 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몰아가게 되면서 더 이상 헤어 나올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신 소장은 1967년부터 1972년까지 뮌스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뒤 1972년 만하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거시경제학자로서 명성을 날리면서 독일 사회과학자 가운데 2번째로 논문에 인용된 학자라는 명성을 누렸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로부터 세계를 바꾼 10인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은 소용이 없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나와 자국 화폐인 드라크마를 도입하는 것이 그리스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해왔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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