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2의 아시아 패권 경쟁 주목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미얀마를 방문했다. 비슷한 시각 이웃 캄보디아에선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아세안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정상과 잇따라 회담했다. 같은 날 주요 2개국(G2) 지도자가 아시아에서 정상외교 행보를 보인 것은 지도자 재신임과 교체로 새 시대를 맞은 양국이 아시아를 무대로 본격적인 패권경쟁에 돌입했음을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성공 이후 첫 해외순방지로 아시아, 그것도 그동안 제재 대상이었던 미얀마를 선택했다. 태국ㆍ미얀마ㆍ캄보디아가 순방 대상국이다. 미국의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정책이 계속될 것임을 알린 것이다.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5세대 지도부가 출범한 중국은 다분히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듯한 회담일정을 짰다. 아시아를 둘러싼 G2의 신경전은 정치외교적 영향력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경제의 성장축으로 부상한 아시아국가와의 교류 확대를 통한 자국 경제의 회생과 재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태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테이블에 태국을 끌어들였다. TPP에는 호주, 뉴질랜드, 칠레, 페루,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중국이 보고만 있을 리 없다. 중국은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 통상장관은 오늘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TPP와 RCEP가 맞서는 상황에서 한ㆍ중ㆍ일 FTA 협상이 시작돼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통합의 이익을 최대한 거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임기 말 이명박 정부는 물론 차기 정부가 고민해야 할 큰 일이다.  오바마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은 아시아 지역 군사안보면에서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인도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인 미얀마를 지원함으로써 동남아 친중 블록에서 이탈시킨다는 복안이다. 아시아 정세의 격랑이 예상된다. 차기 대통령의 책무가 막중하다. 동북아 신질서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대선 주자들은 변화하는 세계정세와 경제지형에 맞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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