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CEO들, 사회 공공지출 부담에 비명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최근 프랑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프랑스 경제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사 그룹의 앙리 드 카트리에 회장은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15일판)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경제가 독일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도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3~4년에 큰 위기가 있을 것”이리며 “프랑스 경제는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에 뒤쳐질 것”이라고 말했다.루이 갈루아 전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회장은 5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경제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프랑스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비용을 크게 낮추고, 기업들에 부과되는 사회복지비용 300억 유로를 삭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98명의 기업 대표들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56%를 차지하는 공공부분 지출이 유럽내에서도 제일 높은 수준이라며 “더 이상 이를 유지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같은 기업들의 정부 비판은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드문 일이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정부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하기 보다는 배후에서 로비를 해왔던 프랑스 기업들의 그간의 관행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 기업들의 사정이 더욱 절박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하지만 로비를 통해서나 공개적 비판을 통해서나 프랑스 기업인들이 정치권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같았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소개했다. 이들이 정치권에 전하고 싶은 것은 사회 복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높은 세금 및 막중한 사회적 책무를 지고 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임금은 유럽에서 벨기에에 이어 2번째로 높으며, 기업들은 엄격한 취업 규칙 등으로 꼼짝달싹을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프랑스의 영업 이윤이 40% 가량 준데 반해, 강도 높은 노동 개혁 조치를 단행했던 독일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영업 이윤이 40% 늘어났다는 점은 두 나라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노동 문제에 대한 양국의 상이한 태도가 전혀 다른 경제 상황을 만들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기업들의 수익 부진은 프랑스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실적 부진을 들어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13년래 최고치인 10%로 치솟았다. 더욱이 지난 3분기동안 미약한 성장세를 보였던 경제는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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