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고층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중국 상하이 금융가의 24일 오후. 이틀 전 내렸던 비를 무색하게 하는 화창한 날씨 덕에 이미 푸동 금융지구에서 손꼽히는 대형 쇼핑센터 '정대광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중국 푸동지구 정대광장 '라네즈' 매장에서 중국 소비자가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입구부터 눈길을 끄는 매장들은 블랙 앤 화이트톤의 '세포라' 등 화장품 전문숍들. 랑콤, 에스티로더, SKⅡ, 디올 등 각종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즐비했고 그 가운데 유독 고객들이 많이 오가는 매장 '라네즈'가 자리잡고 있다. 현지 고객들은 손등에 제품을 발라보고 점원에게 이것저것 묻는 등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이었다. 쇼핑객 미첼차오(28)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써서 따라 쓴지 6∼7년이 지났다"며 라네즈 수분크림을 손등에 듬뿍 발랐다. 그녀에게 한국 화장품은 이미 친숙한 존재였다. 중국 내 또 하나의 한류, 화장품 열풍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동의 2∼3배 달하는 대형매장들이 들어찬 정대광장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쇼핑객이 드문 평일 오후였음에도 꾸준히 현지인들이 몰렸다. 2층 쇼핑몰 중앙에는 '더페이스샵' 매장이 보였다. 한류스타 '김현중'이 활짝 웃은 판넬이 매장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부드럽고 깔끔한 느낌의 BB크림을 구매하려 했지만 이미 동났다. 점원 메이양(25)씨는 "중국인과 한국인이 피부 타입이 같고 한류 열풍까지 불어 인기가 많다"며 "매장 매출 목표가 높은데도 매번 달성했다"며 빙그레 웃는다.
중국 푸동지구 더페이스샵 매장
최근 증시 내 화장품기업 주가의 고공행진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산 화장품은 한류와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중국인들 피부에도 안성맞춤이라 연예인 따라 한 번 써본 제품은 애용제품이 됐다. 실제 13억 중국 인구를 업은 화장품 업체들의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중국 매출액 1909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매출 증가율(23%)보다 높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중국 인기 덕에 지난해 해외매출액이 350억원으로 전년대비 30%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02년 라네즈가 중국에 진출한 이후 상하이를 비롯해 80여개 도시와 240여개 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며 "자연주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4월 오픈한 이니스프리 매장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덕분에 3분기 매출도 승승장구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통한 해외점포 확대로 3분기 해외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7% 성장해 1084억원을 기록했다"며 "이 회사 뿐 아니라 국내 화장품부문의 고성장은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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