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인천 유나이티드는 추락을 거듭했다. 12경기 연속 무승(7무 5패). 현 상황은 정반대다. 13경기 연속 무패(9승 4무)의 파죽지세다. 올 시즌 그룹B 팀 가운데 가장 먼저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강등 후보로 분류됐던 팀의 환골탈태다. 아쉬움은 있다. 인천은 전반기 막판 거침없는 상승세로 한때 그룹A 진출을 넘봤다. 마지막 순간 경남FC에 뒤지며 9위를 기록, 그룹B에 자리했다. 후반기 개막 당시 강등권인 15위와의 승점 차는 무려 13점. 1부 리그 잔류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후반기 동기 부여에 대한 우려도 적잖았다.기우였다. '용의 꼬리' 대신 '뱀의 머리'가 긍정적 영향을 가져왔다. 일단 그룹A 최하위 경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경남은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인천을 제치고 극적으로 그룹A에 포함됐다. 환호는 길지 않았다. 이후 선수단을 연거푸 고난을 겪었다. 후반기 7경기에서 1승1무5패(4골 11실점)에 머물렀다. '올인'을 선언했던 FA컵 준우승의 후유증을 고려해도 참담한 결과였다. 객관적 전력부터 가장 약한데다, 매주 강호들과 경기를 치르다보니 배겨나질 못했다. 사기도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반면 인천은 같은 기간 4승3무를 기록했다. 경남(44점)은 물론 6위 제주와 7위 부산(이상 51점)보다 많은 55점의 승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선두 서울에 이어 리그 전체 두 번째로 높은 승률. 특히 무패는 인천이 유일하다. 승리만한 동기부여가 없었던 셈이다.신명준 프로축구연맹 차장은 "스플릿 제도가 시행중인 스코틀랜드 리그 등에서도 그룹B 상위팀이 그룹A 하위팀보다 더 많은 승점을 쌓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팬이 가장 즐거울 때는 팀이 승리할 때"라며 "경남과 인천 모두 결과는 1부리그 잔류지만, 어느 팀 팬이 더 즐거울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이 후반기 팬들에게 더 높은 경기 만족도를 선사했다는 의미다.
승승장구 속에서 인천은 전력까지 한 단계 올라섰다. 연이은 무패 행진에 자신감이 더해진 덕이다. 간판 공격수 설기현 역시 "시즌 초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팀이 한 단계 발전했다"라며 "자신감과 조직적 부분까지 더해지며 무패를 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승이나 잔류 같은 목표 이전에, 가장 기본적 동기 부여는 승리다. 이에 김봉길 인천 감독은 "프로답게 경기에 임해 끝까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인천은 승리를 거듭하며 지난 몇 년간 깊숙이 자리 잡았던 '패배의식'도 완전히 걷어냈다. 주장 정인환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요즘은 운동장에 나가는 게 너무 즐겁다"라고 말할 정도다. 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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