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감사시대 끝났다 예방하는 감사로 바꿔라

[인터뷰] 이재열 한국조폐공사 감사, 3년 연속 우수기관, 청렴도 1위 하고도 감사실적은 낮아

이재열 한국조폐공사 감사는 '예방감사'를 강조한다. 단속하기보다 잘 하는 것을 응원하고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감사란 생각이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2008~2011년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4년 연속 최고등급인 ‘우수기관’,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결과 종합청렴도 9.11점으로 25개 공기업 중 1위, 2011년 부패방지 시책평가 우수기관에도 뽑힌 한국조폐공사. 이런 좋은 성적에도 감사원의 공공기관 감사실 평가에선 ‘낮은 평가’를 기록했다. 단속실적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이재열(46) 감사가 온 뒤 감사실의 업무스타일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감사는 “최근 감사업무 흐름은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예방차원의 감사를 벌이다보니 실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대통령의 자질조사에서 가장 필요한 게 소통능력이다. 정책, 국정철학, 능력은 모두 소통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규칙, 규율, 지침 등을 만들어 놓고 직원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면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소통은 감사의 기본이자 필수다.이 감사 또한 가장 무게 중심을 둔 게 소통과 믿음이다. 젊은 직원들을 모아 놓고 특강을 하거나 감사실 직원들과 워크샵을 자주 연다. 감사실이 먼저 소통해야 공사 내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감사(왼쪽 2번째)는 감사실 직원들과 자주 만나 소통을 강조한다. 딱딱한 말인 '감사'를 편하게 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감사는 소통을 위해 사내 월간지(사보)에 고정칼럼을 쓴다. 감사란 딱딱한 업무를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느낀점 등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의 글은 평균조회수가 400건 을 넘는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한 번씩은 그의 글을 읽는다는 의미다. 여기에 공사 여러 기관들을 돌면서 ‘우리는 청렴스타일’이란 주제로 강의와 간담회도 열었다.이 감사는 “조폐공사가 꾸준히 1등을 하는 배경엔 ‘소통’이 자리한다”며 “잘못된 것을 지적해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이긴 하나 그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고 잘 된 부분이 모든 회사에 퍼져나가 신바람 나는 조직이 되도록 힘을 쏟는다”고 말했다.다른 기관과 교차감사를 하는 것도 감사실의 기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공사는 지난해 12월 동서발전, 건강보험공단과 감사업무교류협약을 맺었다. 하는 일은 서로 다르지만 관리지원, 계약업무 등 공통부분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교차감사의 성과다.이 감사는 “조폐공사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조언해주기도 하고 꺼꾸로 우리 시각에선 익숙한 업무관행을 고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종합감사에서 건강보험공단 감사의 조언을 받아 산전·후 여성근로자의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 등의 문제점을 찾았고, 우리는 동서발전에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전달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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