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불법조업을 하다 우리 측 해경이 쏜 고무탄에 중국 선원이 숨지면서 한중간 외교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우선 정확한 사인을 밝힌 후 관련규정에 따라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중국 측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한중관계는 또 다시 긴장관계에 들어설 전망이다.16일 서해에서 일어난 사고를 포함해 2008년 이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과정에서 숨진 인원은 4명에 달한다. 우리 측에서는 2008년 당시 목포 해경소속이던 고 박경조 경위가 무허가 중국어선을 검문하던 중 둔기에 맞아 숨졌고, 지난해 12월 인천 해경 소속 고 이청호 경사 역시 중국 선원의 폭력에 목숨을 잃었다.중국 측 역시 2010년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해경의 단속을 피하려다 어선이 전복돼 선원 한명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중국 정부와 유족 측은 당시 사고와 관련해 한국 측과 합의를 못보다 올해 중순께 들어서야 중국에 시신이 인계됐다. 몇해 전부터 중국 선원이 단속에 저항하며 흉기를 휘두르고 배에 쇠창살을 두르는 등 폭력성이 심해지면서 크고 작은 부상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양국 정부는 이번 사고가 있기 전부터 서해안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해왔다. 그러나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고 지난 6월에는 별도 협의체까지 마련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이번 사고 후 중국대사관은 한국 정부의 폭력적인 법집행을 문제 삼는 내용을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이 17일 전했다. 한국 정부가 불법조업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한국어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 선원의 합법적인 권익보장과 사후처리에 힘써 다시는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의사를 한국 측에 전했다.중국 정부는 겉으론 불법조업이 잘못된 일이라고 우려하지만 수많은 어민을 일일이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는 현실론을 내세우며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모양새다. 최근 몇년새 해산물 소비가 급증하면서 인근 해안 어족자원의 씨가 마르면서 한국영해까지 넘봐야 하는 속사정도 있다. 북한쪽 해안에서는 이미 몇해 전부터 중국 어선들이 북한에 돈을 주고 '합법적'으로 조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불법행위에다 선원이 숨지는 사고까지 더해지면서 온전히 외교경로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게 됐다. 사법당국이 결론을 내리는 탓에 외교부가 관여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우선 이번 사고가 우발적으로 일어난데다 중국 측 어선이 먼저 불법행위를 한 정황이 있는 만큼 중국 당국과 직접 의견을 교환한 후 적절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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