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잉글랜드의 칸토나가 되겠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더 이상 철부지 유망주가 아니다. 어느덧 대표팀 내 최고참 중 하나가 됐다. 기량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팀의 주축이 되야 한다. 걸맞은 태도가 필요하다. 직접 꼽은 롤모델은 다름 아닌 '전설' 에릭 칸토나다.웨인 루니는 명실상부 '삼사자 군단'의 에이스이자 중심이다. 주장 존 테리는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리오 퍼디난드는 로이 호지슨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람파드도 이제 A대표 경력의 황혼에 도달했다. 이에 발맞춰 대표팀 역시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루니의 존재감이 남달라질 수밖에 없다. 2년 뒤 월드컵 본선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이를 의식한 듯 루니는 9일(이하 한국 시간) "이젠 내가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걸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젊은 선수가 많다"라며 "항상 그들과 대화하고 조언을 해주려 한다"라고 말했다. 성숙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각오다.곧바로 칸토나를 예로 들었다. 자신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전설적 선수.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맨유의 1990년대 전성기를 이끈 존재였다. 최고의 기량과 멘탈은 당시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등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였다.루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칸토나가 맨유 시절 젊은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줬었는지 늘 얘기해왔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것이 내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자신 역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칸토나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바라건대 내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나 또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루니는 그동안 A매치에서 29골을 넣었다. 이 중 9골이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루니는 잉글랜드의 월드컵 본선 진출의 핵심이다. 나아가 루니는 그동안의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털어나겠다는 각오도 다잡았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잉글랜드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결의를 드러냈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에 대해선 "호마리우와 호나우두가 뛰던 브라질 대표팀을 좋아했다"라며 "브라질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그곳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건 무언가 특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대표팀만 오면 유독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미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루니는 "어떤 날은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난 항상 그라운드 위에 모든 걸 쏟아부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잉글랜드를 위해 더 좋은 기량을 보여주길 원한다"라며 "지난 대표팀 경기들을 돌아보면 더 잘할 수 있었다. 자신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라며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한편 잉글랜드는 현재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H조에서 1승 1무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3일 산마리노(홈), 17일과 폴란드(원정)를 상대로 각각 예선 3, 4차전을 차례로 치른다. 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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