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중앙무대를 둘러싼 구름관중들은 걸음 한 발짝 내딛을 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너도나도 무대에 시선을 고정한 채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자리를 선점한 일부 관객들은 미리 준비한 돗자리를 꺼내 간식과 함께 담소를 즐겼다. 무대 바깥쪽의 자리쟁탈전 또한 치열하긴 마찬가지였다. 서울광장 잔디밭을 넘어 인근의 시청역 5번 출구와 덕수궁 대한문 맞은 편까지 줄지은 행렬은 멈출 줄 몰랐다. 서울시청사 입구와 서울도서관 앞쪽도 주인이 정해진 상황이었다. 사이사이로 오가는 관객들은 서로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였고 바깥쪽으로 밀려난 관객들은 연신 까치발을 들어올리기 바빴다. 본격적으로 관객들이 밀어닥치기 시작한 건 오후 3시경이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하나둘 씩 모여들던 관객들은 3시를 넘어서자 그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공연 시작을 5시간 앞둔 오후 5시경에는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객들이 밀려들었다. 모여든 관객들은 10대 청소년에서 40~5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했고, 월드스타 싸이의 공연 앞에 세대와 국경의 장벽은 온데간데없었다. 이 순간 만큼은 모두가 싸이의 팬으로 하나가 됐다. 미처 자리를 챙기지 못한 관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른 퇴근길에 나서 부랴부랴 광장을 찾은 직장인들은 일찍부터 몰려는 관객들에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장인 최승락(31·남) 씨는 “오늘 싸이 공연 있다는 얘길 접하고 서둘러 나왔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어 큰 일”이라며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나왔으니 화끈하게 즐기다 갈 생각”이라고 웃어보였다. 현장을 찾은 중장년층에게도 싸이의 인기는 젊은 세대 못지않았다. 심지어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흔들어 가며 ‘말춤’을 연습하는 중년남성의 모습도 보였다. 남편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는 김은애(48·강남구 일원동) 씨는 “싸이 인기가 대단하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을 정말 몰랐다”며 “(공연 오기 전) 딸에게 말춤을 배워 왔으니 이따가 ‘강남스타일’이 나오면 열심히 따라해 봐야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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