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시장 무관심에 합병기업까지 '시름시름'

이달 말 스팩 4개가 청산위기에 처하는 등 스팩에 대한 시장 무관심이 심화되면서 스팩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신속한 상장, 저렴한 비용 등 기존 스팩의 장점을 기대하기 어려워 시장 장기 침체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스팩은 ‘기업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설립하는 페이퍼컴퍼니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 주가가 최근 증시 상승에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신한스팩1호와의 합병을 통해 지난 4월19일 상장한 서진오토모티브는 주가가 합병 당일 918원에서 전일 688원까지 27.43% 하락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자동차 부품업체로 차량용 클러치를 주력생산한다. 현대차, 기아차, GM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홰 업황 기대감은 물론, 회사 가치도 좋을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주가 상승 여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시 회사가치를 200억원 가량 낮춰 기대감은 더했다. 그러나 서진오토모티브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에 동전주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2일 교보KTB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코리아에프티는 주가가 39.22% 빠졌다. 코리아에프티는 자동차 부품전문기업으로 폴란드공장을 보유해 현대차그룹 유럽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기도 했다. 또다른 자동차 부품업체 기대주였던 삼기오토모티브도 지난 4월12일 상장 이후 16.14% 하락했고 지난해 8월 HMC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한 화신정공(-37.74%), 같은 달 신영스팩을 통해 증시에 진입한 알톤스포츠(-9.39%), 지난 2월 상장한 하이비젼시스템(-11.01%)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의 주가 약세는 스팩 장점으로 꼽혔던 상장 신속성, 저렴한 비용은커녕 기업가치까지 낮춰지는 선례가 많아지면서 시장 인식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스팩 상장시 회계상 이익감소가 반영돼 실적이 부진해보이는 착시효과도 보태졌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IPO(기업공개) 때는 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만 받으면 되지만 스팩 상장할 때는 2개의 회계법인에서 가치를 평가받아야 한다"며 "절차가 복잡해 상장까지 오래 걸리고 비용도 커지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도 IPO기업보다 20% 가량 깎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달 말이면 대우증권스팩 등 스팩 4개가 청산된다"며 "합병하기 어려운데다 성공해도 주가가 좋지 않아 2호 스팩을 내놓으려는 증권사가 없어 시장이 고사위기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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