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이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유럽에 체류중인 김 감독은 10일 '김기덕필름'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감사 전자우편에서 "모든 분들이 훌륭하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그는 또 "진심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긴 편지를 보내주신 문재인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특히 건강한 수평사회를 위해 같이 노력하시자는 말씀과, 연말에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씀은 뭉클하다"고 덧붙였다.김 감독의 이 서신은 문 후보가 최근 김 감독에게 축하편지를 보낸데 따른 감사인사로 풀이된다.문 후보는 지난 9일 "김 감독의 수상식 아리랑 답가를 들으며 마음이 참 뭉클했다. 이제 백일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저도 12월19일 아리랑을 불러 국민들의 아팠던 마음을 노래로 씻어주고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김 감독에게 보낸 바 있다.다음은 문재인 후보와 김기덕 감독의 서신 전문.<문재인 후보의 서신>김기덕 감독님께김기덕 감독님. 문재인입니다. 진심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셨다니 너무나 기쁘고 또 너무나 감격스러운 소식입니다.베니스 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런 영화제로 알고 있습니다.한국 영화로는 우리 김감독님이 첫 황금사자상 수상이라지요, 한국 영화에 큰 기념비를 세워주셨습니다. 문화 예술의 나라 대한민국에 큰 자부심을 심어주셨습니다.우리 국민들과 함께 거듭 축하와 격려의 큰 박수를 보냅니다.얼마전 김감독님께서 베니스 영화제로 떠나기 전에 하셨던 인터뷰 내용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김감독님께서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 언론인 손석희 씨와 이창동 감독님 그리고 많은 것이 부족한 저를 언급하셨더군요.김감독님의 덕담처럼 꼭 수평 사회를 이루어내 우리 사회 곳곳이 균형이 이루어지고 변화가 이루어져 사람이 먼저이고 사람이 살 맛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감독님과 저,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열어가길 희망합니다.승자독식이라는 우리 사회의 횡포와 야만성 때문에 우리 보통사람들의 인간적 삶이 극도로 황폐화되고 허물어져가고 있습니다.그 절망과 아픔을 드러내고 고발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반성과 성찰을 갖게 하는 자극제가 바로 김감독님의 영화예술이라면 그 반성적 성찰을 끌어안고 대안을 마련하여 사회 곳곳의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과 실천이 바로 저의 정치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감독님을 비롯하여 우리 사회 훌륭하신 많은 예인들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우려하고 걱정하는 그 마음들과 시선들을 꼭 제 가슴에 담아 상식이 통하고 정의와 공평함이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 사는 세상 꼭 만들겠다는 약속 드리겠습니다.그리고 아리랑. 김감독님의 수상식 아리랑 답가를 들으며 마음이 참 뭉클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그랬을 것입니다. 예술가가 선물해준 마음의 정화 카타르시스라고 하지요. 참 찡했습니다.이제 백일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12월 19일 저도 김감독님처럼 아리랑을 꼭 한번 불러보고 싶습니다.그렇게 우리 국민들의 아팠던 마음을 노래로 씻어주고 어루만져주고 싶습니다.그런 자리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김기덕 감독의 서신>제가 외국에 있어 먼저 편지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이번 저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그동안 말없이 저를 지지해 준 제 영화팬과 사회각계층의 인사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바쁜 해외 순방 중이심에도 대통령께서 진심어린 축전을 보내주셨고 새누리당도 영화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발표하셨고 노회찬 의원님도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위원장님도 이외수 선생님도 진중권님도 이현승 감독님도 문재인님도 그 외 아직 파악하지 못한 분들까지 모두 축하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 중에서 특히 진심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긴 편지를 보내주신 문재인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건강한 수평사회를 위해 같이 노력하시자는 말씀과 연말에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씀은 뭉클합니다.모든 분들이 훌륭하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습니다. 이 상은 제 개인적으로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세계영화계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알린 모든 한국영화인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임권택 감독님과 김동호 위원장님이 없었다면 결코 저에게 이런 영광은 없었을 것입니다.이번 수상기회로 메이져 책임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지금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유명감독 배우들은 바로 수년 전, 저와 같이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감독들이었고 가난해도 열정으로 연기하던 배우들이었습니다. 진정한 천만 관객은 중요하지만 수직 계열화된 극장을 몇 관씩 독점해 천만을 하면 허무한 숫자 일뿐이며 그런 수익은 휴지 일뿐이고 그 누구도 진정한 영광은 아닐 것입니다.열정으로 창작을 포기하지 않은 영화인들과 좋은 영화에 투자해준 메이져 자본이 함께 만든 공동의 가치일 것입니다. 영화산업의 백년대계를 내다보신다면 다양한 영화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독립영화 저예산영화에도 균형잡힌 투자 와 상영기회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다시 한 번 제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겠습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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