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기자
양평 소나기마을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 되어-양평 황순원문학관'소나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본 단편소설이다. 소년과 소녀가 주고받은 아련한 사랑은 가슴속에 깊이 각인되어 순수하게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 감동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곳이 양평의 소나기마을이다. 이곳에는 황순원문학관을 비롯하여 '소나기'에 등장하는 징검다리, 수숫단 오솔길, 송아지 들판, 고백의 길 등을 조성해놨다. 관람객은 산책을 하며 '소나기'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사춘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특히 소나기 광장에서는 매일 세 차례 인공으로 소나기가 내려 빗방울에 젖은 추억이 오래도록 남는다. (031)770-2066◇절경에 취해 벼랑 위에서 시를 노래하다-정선 몰운대산과 계곡이 깊은 정선은 소리 한 가락, 시 한 수가 절로 흘러나오는 고장이다. 정선 소금강의 몰운대에서 황동규는 '몰운대행'을 노래했고, 여러 문인들도 절벽과 계곡의 아름다움을 시로 옮겼다. 고목 한 그루와 시비가 있는 몰운대를 시작으로 '몰운대행'의 배경이 된 화암약수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가을 산행 길로도 고즈넉하다. 또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의 배경이 되었으며, 김원일의 장편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에서 그리운 고향으로 그려졌다. 볼거리 풍성한 정선 읍내 구경도 흥미롭다. 아라리촌에는 옛집과 함께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해학적으로 재구성한 조형물이 있다. 인심과 먹을거리 가득한 정선 장터도 놓치지 말자. (033)560-2363칠곡 구상문학관
◇영원을 추구한 시인 구상을 만나다-칠곡 구상문학관칠곡에 자리한 구상문학관은 한국 시단의 거장 구상(1919~2004) 시인의 유품을 전시한 곳. 문학평론가 김윤식 전 서울대 교수는 "그의 목소리는 역사 속에서 역사를 넘어서 들려오는 예언자의 어조 그것이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1953~1974년 칠곡에 머무르며 작품 활동에 매진, 당대의 예술가들과 폭넓은 친교를 쌓는다. 특히 화가 이중섭은 왜관에 있는 그의 집에 함께 머무르며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이 무렵 그린 그림이 'K씨의 가족'이다. 구상문학관에는 육필 원고를 비롯한 유품 300여 점이 전시되었고, 문학관 뒤편에 시인의 거처였던 관수재(觀水齋)가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이 아름다운 가실성당, 한국전쟁의 포화를 느낄 수 있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기분 좋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가산산성 등도 칠곡의 명소다. (054)979-6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