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유엔씨, IT기업·부족한 기업문화 등의 조건 고려해 독서경영모델 설계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회사에서 다 같이 책 읽고 독서토론한다고 해서 회사가 책을 사주는 것은 아니다. DK유엔씨 직원들은 매달 한권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지만 책은 각자 알아서 구한다. 직접 구입하든지 도서관에서 빌리든지 자유다. 권영욱 인재개발팀장은 "누군가에게 받는 것보다 자기 돈 주고 직접 사서 읽는 게 책임감이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복리후생비로 나오는 지원금으로 책을 사도 되고, 사고 싶지 않으면 빌려서 봐도 된다"고 말했다.
DK유엔씨는 지난 4월부터 매달 1권의 책을 선정해 2번의 독서토론을 가진다. 첫번째 독서토론은 책 리뷰와 토론주제 선정, 두번째 독서토론에서 본격적인 토론을 펼친다. 독서토론 시간은 30분으로 정해져 있다.
책 선정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는 데도 고심했다.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다른 기업의 사례들을 많이 접했으나 DK유엔씨의 독서경영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담당부서에서는 끊임없이 토론했다. 권 팀장은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목표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독서경영모델은 우리와 맞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회사의 핵심가치인 도전, 책임, 신뢰라는 키워드에 맞는 책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담당부서에서 각 키워드에 부합하는 5~6권의 책 후보군을 발표하면 직원들의 투표를 통해서 책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선정된 도서는 '혼창통', '일본전산이야기', '왜 일하는가', '작은 시작', '정의란 무엇인가' 등이다. 권 팀장은 "내년 독서경영 프로그램을 짤 때는 회사의 4대 인재상을 키워드로 도서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K유엔씨의 4대 인재상은 '앞서가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 함께가는 사람, 믿음주는 사람'으로 분기별로 하나의 키워드에 맞는 책들을 고를 예정이다. 아직 시작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작은 변화들은 감지되고 있다. 권 팀장은 "각 독서그룹에서 토론한 내용들을 커뮤니티에 올려 공유하도록 하는데 갈수록 콘텐츠의 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일할 때 꼭 필요한 능력"이라며 "독서경영에는 토론을 통해 이를 자연스럽게 향상시키자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덧붙였다.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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