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증시 상승이 달갑잖은 까닭

롯데쇼핑-신세계, 회사채금리 자존심 싸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양대 유통공룡들의 회사채 금리 대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쇼핑이 이달 초 저금리 발행에 성공한 상황에서 오는 21일 신세계의 회사채 금리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회사채 금리가 낮다는 건 그만큼 발행사를 자본시장이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 맞수인 양사로선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신세계 표정이 밝지 않다. 통상 주식의 강세는 채권 약세(채권 금리 상승)로 이어진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2.7%대까지 내려갔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2.95%까지 올랐다. 지표물인 3년물이 오르면 덩달아 다른 금리도 오른다. 신세계가 속한 AA+ 민평금리 역시 오름세다. 2주 전만 해도 3.22%였던 금리가 16일 현재 3.37%까지 뛰었다. 신세계는 민평금리의 -0.15~-0.05%포인트를 희망 발행금리로 제시해놨다. 금리는 오는 20일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21일 확정된다.앞서 롯데쇼핑은 3년물(3500억원) 2.98%, 5년물(2300억원) 3.20%, 7년물(2000억원) 3.33%란 저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특히 AA+ 3년물이 2%대로 발행된 건 처음이었다. 신세계로선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현재로선 희망금리 하단에서 금리가 결정되더라도 3.22%로 롯데쇼핑보다 0.02%포인트가 높다. 수요예측 시점까지 채권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금리를 낮춰 발행하면 대규모 미매각 물량이 나올 수 있다. 신세계 회사채 주관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채권 금리 오름세가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다”며 “수요예측 결과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 4월에도 백화점 맞수 현대백화점과 회사채 금리 전쟁을 벌여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셨다. 신용등급이 AA+로 같은 두 회사는 각각 3년물 1500억원어치씩을 발행했다. 발행날짜(4월12일)도 같을 정도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신세계가 3.75%, 현대백화점이 이보다 0.01%포인트 낮은 3.74%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관계자는 “회사 간 경쟁이 붙으면 1%포인트라도 금리를 낮추는데 올인한다”며 “신세계도 주관사도 지금 겉으로 말만 안하고 있을 뿐 자존심 대결 때문에 상당히 초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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