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갑부의 새로운 도전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인도 최대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56)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회장이 인도 전역을 최신 통신기술로 뒤덮어 인도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3년째 이어가고 있다.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의 한 임원은 지난 2010년 12월 암바니 회장이 직접 손으로 쓴 36장의 메모지를 받고 그야말로 깜짝놀랐다.메모에는 인도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대규모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구축계획이 꼼꼼히 담겨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입수해 드러난 이 메모에는 아바니 회장의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이 담겨있다.암바니 회장은 2년여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패스트푸드를 사고 영화표를 예매할 수 있는 시대가 확산될 것이라며 통신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그의 휴대폰·노트북·TV 등 '3스크린'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봤고 30만 평망피트나 되는 거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두 곳이나 건설해야한다는 계획까지 세세한 내용의 통신사업 청사진을 직접 세웠다.구체적인 실현계획도 구상했다. 중국, 대만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단말기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라고 사업계획을 짜놓았다. 메모를 작성한지 2년이 다되가는 현재 암바니 회장은 4세대 통신의 꿈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700개 도시를 포함해 인도 전역에 4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100억 달러(11조4650억원)가 넘는 예산을 책정했다. 이미 30억 달러를 들여 4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도 구입했다. 릴라리언스 그룹은 정유공장이 위치한 인도 잠나가르의 서부 일부 지역에서 4G 네트워크 시범 운영을 이미 진행 중이다. 기지국간을 연결을 위한 광통신망 구축도 시작했다. 그의 야망이 실현되면 릴라이언스 그룹의 면모도 에너지 일변도에서 통신으로 바뀌게 된다. 그의 아버지가 회사를 폴리에스터 섬유 업체에서 에너지-석유화학으로 변신시켰다면 아들은 통신을 통한 소비재 기업으로 변신시키는데 관심을 가져왔다. 통신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릴라이언스 그룹만 바뀌는게 아니다. 인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의 희망은 인도를 4G 통신의 최강국으로 유도하고 인도 국민들을 온라인 세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 야망이 실현된다면 인도인들의 생활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뀐다. 현재 12억 인도 인구 중 단 9%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인도 국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토록 해 인도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희망이 그의 통신사업의 배경이 되고 있다.장애물도 있다. 그가 선택한 4G기술은 중국에서 등장한 TD-LTE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표준이 아닌 기술이지만 그는 이 기술을 받아들였다. 때문에 인기가 높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 3G통신도 제대로 구축이 안된 상황에서 세대를 건너뛰어 4G로 바로 진입하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도 크다.HSBC의 라지브 샤르마 애널리스트는 “인도는 아직 LTE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며 “아직도 3G가 생소한 지역이 절반을 넘는다”고 지적했지만 그는 뜻을 바꿀 생각이 없다. 암바니는 순자산 규모가 223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해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전 세계 부호 순위 19위에 오른 억만장자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구단주로도 유명하다. 암바니는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뭄바이 인디언스라는 크리켓팀을 운영하고 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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