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가 고심 끝에 선수생활 연장을 선언했다. 종착역은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배경에는 아름다운 은퇴도 있지만 스포츠 외교관을 향한 열망도 함께 숨어있다. 김연아는 2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100여명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그동안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다. 피겨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를 찾지 못한 반면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졌다. 그것이 부담이 됐고 하루만이라도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면서도 “팬들의 기대치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국가대표 김연아로 새 출발하겠다. 선수생활의 마지막 종착역은 소치올림픽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최근 김연아는 국제대회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11~201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모두 불참했고 지난해 4월 모스크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선수활동을 중단했다. 대신 아이스쇼와 학업 등을 병행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 오랜 고민 끝에 김연아가 밝힌 현역 연장의 이유는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 하지만 시선은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서의 현역 은퇴는 IOC 선수위원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라며 “지난해 평창올림픽 유치활동을 하면서 IOC 선수위원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웠다. 소치올림픽은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OC 위원은 개인 자격 70명, 선수 출신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15명, 국제연맹(IF) 대표 15명 등 총 115명으로 구성된다. 김연아의 시선이 쏠린 건 15명 정원의 선수위원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신설된 선수위원은 2년 마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를 거쳐 신임 위원을 선출한다. 하계올림픽은 4명, 동계올림픽은 2명을 뽑는다. 임기는 각각 8년이다. 출마를 위해서는 직전 혹은 당 해년도 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 한국인으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위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후보자 29명 가운데 1위에 올라 아시아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선수위원 자격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김연아의 소치올림픽 참가 결정은 문 위원의 임기와 맞닿는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2014년 선수위원 출마 자격을 얻었지만 사실상 문 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 이후에나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규정에는 문제가 없지만 한 국가에서 2인 이상 선수위원을 보유한 전례가 없어 IOC측에서 후보 등록을 만류할 가능성이 높다. 2018년에야 후보 자격을 얻게 되는 김연아는 출마를 위해 직전 대회인 소치올림픽에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셈이다. 올림픽 출전권 확보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 랭킹 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한 까닭이다. 더구나 김연아는 2012~2013 ISU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대회 출전을 통해 내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따내야 한다. 그래서 내년 1월 예정된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는 꽤 중요해졌다. 동시에 ISU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나서 일정한 기술점수(쇼트프로그램 28.00점, 프리스케이팅 48.00점)를 넘겨야 한다. 소치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를 향한 관문은 하나 더 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4위 이내 이름을 올려야 한다. 김연아는 “선수생활 연장 문제로 지난주까지 고민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쉬면서 몸이 많이 굳었다. 일단은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훈련 장소는 태릉선수촌으로 정했다. 더 큰 꿈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김연아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흥순 기자 sport@<ⓒ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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