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기자
하와이 이주민 1.5세대 한국인인 차선비의 결혼식 (1925)
이 책에 실린 19명의 구술기록에는 그 나라의 언어를 전혀 모르고 아주 다른 인종과 풍토를 가진 나라로 이주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존해 가는가를 보여준다. 또 이국땅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의지하며 사는지, 삶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뿐만 아니라 고국이 어려울 때 어떻게 그들이 굳건히 뭉쳐 고국을 돕는 역할을 하는지, 동시에 지도세력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반목하는지도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구술은 사적인 경험인 동시에 한국 역사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생생한 기록인 것이다. '구술생애사'는 어떤 역사적 의미로 포장되거나 추상화되지 않고 자신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기록이다. 그래서 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대의 영향을 받은 자신의 시각에서 묘사하게 되며, 그렇게 나온 구술 자체가 역사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로버타 장씨가 모은 구술자료를 토대로 이 책을 엮어낸 이선주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교수는 "이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한 하와이 초기 한인사회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