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떠밀린 할인' 명품업계가 운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경기불황으로 백화점과 온라인몰들이 파격 연쇄 할인에 나서며 준 명품업계가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굳게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평소 노세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들 마저 세일 폭을 높여 자주 할인을 하게 되다 보니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일부 세일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까페나 블로그에서는 명품들의 잇따른 세일에 대해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29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평소 열흘 정도씩 진행하던 행사를 한달 간 진행하는 것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행사 브랜드 세일도 파격적으로 진행했다. 만다리나덕, 모스키노, 훌라, MCM 등을 최대 30% 씩 행사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그동안 이들 브랜드들을 주요 세일 행사에 품목을 자주 진행해왔다.AK플라자는 29일부터 내달 29일까지 31일 동안 여름정기 플러스세일을 진행한다.이 기간 동안 프라다, 이세이미야케, 토리버치 등 해외명품과 폴로, 빈폴, 라코스테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30% 시즌오프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MCM, 리바이스, 시슬리 봄ㆍ여름 상품을 브랜드별로 10~50% 할인 판매한다.AK플라자 수원점은 28일까지 '소노비 AK단독전'을 열어 핸드백을 7만~19만원에 선보였고 평택점은 21일부터 24일까지 'MCM 특별초대전'을 열어 전 품목을 50~35% 할인 판매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8월 31일까지 페라가모와 구찌 등 30여개 해외 유명 브랜드를 최대 80%까지 값을 낮춰 판매한다. 의류와 넥타이 등은 20~50%, 가방 등 잡화류는 10~50%, 향수와 화장품은 15% 정도 저렴하게 판매한다.롯데백화점도 지난 4월 첼린지세일에서 나이키, MCM, 루이까또즈, GAP키즈 등 다양한 브랜드들을 최대 20% 씩 세일했다.온라인몰과 면세점도 해외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본격 세일에 나섰다. 롯데닷컴은 시즌오프에서 올해 출시된 신상품까지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지난 21일까지 진행되는 1차 행사에서는 빈폴과 MCM 등 패션 잡화 브랜드들이 창고문을 열었다. 문제는 기존 정기세일만 하던 브랜드들이 깊어진 불황 탓에 매달 세일 및 바자회, 이벤트등의 행사로 할인품목을 대거 늘려 판매하면서 명품으로 이미지를 발돋움하려는 준명품들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하던 패밀리세일이나 바자회를 제외하고도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과도하게 할인을 요구해 브랜드 이미지가 안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내부적으로 있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과도한 세일정책이 자칫 브랜드력을 깎아먹고 있다는 얘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의)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평소 명품을 자주 구매하는 한 소비자는 "솔직히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잦은 할인은 되레 좋아하지 않는다"며 "나만의 가방이 아닌 누구나 싼 가격에 가질 수 있다면 그만큼 브랜드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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