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가 현재 한반도를 유사안정상태(phony stability)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북한이 핵실험이나 재래식 공격 등의 도발 가능성이 잠재된 만큼 정부는 연말까지 이 상태를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유사안정상태란 현재의 안정적인 상태가 가짜라는 의미로 '포니 워(phony war)'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선전포고'를 했지만 실제 전쟁은 1년 뒤인 1940년에 개시됐다. 선전포고 실제 전쟁이 개시되기 전까지 기간을 외교사에선 '포니 워'로 지칭한다.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유사안정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지금 북한은 당장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영원히 핵심험을 안 할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의 가능성은 낮지만향후 북한이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당국자는 향후 북한의 도발 유형에 대해선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재래식 공격 등을 꼽은 뒤 "미사일 발사는 한 번(지난 4월13일) 실패한 만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재시도) 가능하겠지만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제로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언론매체를 상대로 한 위협 등 이런 저런 상황을 볼 때 북한이 오늘이라도 재래식 공격을 할 수 있지만 도발 감행 징후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북한은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인가?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당 군사위원장의 권력 장악 여부 등 북한 내부 사정을 알 수 없는 만큼 도발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비롯한 이른바 '북풍(北風) 효과'를 노린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올해 연말까진 특별한 일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6자회담 대상국이 모두 정권교체기인 점을 감안할 때 대북관계에 변곡점이 될 만한 사건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이미 새로운 지도자를 세운 북한은 지난 4월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은 '415 기념행사'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탄생을 알렸다. 러시아는 지난달 정권을 교체했고, 일본도 올해 하반기 총선이 예상된다. 10월에는 중국 지도부가 바꾸고, 11월과 12월에는 각각 미국과 한국의 대선인 만큼 권력이 교체된다. 북한으로선 당장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내년 주변국들의 새로운 지도부와 협상에서 유리할게 없다는 분석이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지연진 기자 gyj@ⓒ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