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중앙은행(ECB)가 대출 규정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WSJ는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ECB가 스페인과 남유럽 국가의 상업은행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ECB대출 담보규정을 완화랄 태세라고 전했다.ECB는 스페인 민간은행을 비롯한 유로존 은행에 대출을 제공할 때 국채 담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국채의 신용등급과 만기에 따라 할인을 적용해왔는데 은행들이 대출을 점점 더 많이 받으면서 담보물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었다.EU는 이같은 은행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담보물의 종류를 늘리는 한편, 담보물에 대한 외부신용평가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담보물 확대와 관련해서는 ECB 관계자들은 자산담보부증권을 포함한 유가증권들을 대출 적격 담보물로 간주하기로 대체로 합의했다고 WSJ는 전했다.또 은행이 국채를 담보로 빌릴 수 있는 대출금을 결정할 때 외부 신용평가 활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ECB는 신용등급이 A이하인 국채에 대해서는 큰폭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나쁜 국가의 은행들은 ECB 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들 유가증권이 대출 담보물로 쓰일 수 있으면 최소한 BBB등급은 돼야 한다고 EU 관리들은 말했다고 FT는 전했다.FT는 “ECB 집행이사회의 결정은 유로존의 건전한 은행으로 유동성이 계속 흐르게 하고 스탠더앤푸어스(S&P)와 같은 외부 평가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스페인에 대해서는 현재 캐나다의 신용평가사인 DBRS만이 A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DBRS도 추가 강등의사를 밝히고 있다. 스페인 은행들은 은행자금융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ECB에 크게 의존한 결과 ECB 차입금이 5월 말 현재 3250억 유로에 이른다. WSJ는 ECB 담보규정 완화는 부동산 거품 붕괴후 부실대출이 4월 말 현재 1500억 유로로 증가해 최대 620억 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 가운데 국가와 은행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능력이 크게 떨어진 스페인 은행이 유가 유가증권을 맡기고 신규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구명밧줄’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3조 유로 규모로 최고치에 이른 ECB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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