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1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2차 총선을 승리로 장식한 신민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대표에게 그리스 국민은 물론 세계가 감사해야할 판이다. 1차 총선에 이어 2차 총선을 거치며 좌파에 맞서 그리스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위기에서 구해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사마라스 대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정계에 진출한 '전형적인' 그리스 정치인이다. 부유한 상인 집안 출신인 사마라스 대표는 아테네 대학을 거쳐 미국 앰허스트 대학 경제학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그리스로 돌아와 26세로 의원에 당선된 그는 보수파의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입각도 빨랐다. 31세에 외교부 장관을 맡은 뒤 20년 동안 장관직에 머물렀다. 그는 그리스와 이웃 나라 마케도니아의 외교 갈등을 재임 중 진화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그러나 마케도니아 문제와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외무장관에서 해임된 뒤 신민주당을 탈당해 1993년 '정치의 봄'이라는 이름의 당을 창당해 신민주당에 총선 배패의 빌미를 제공했다.2004년 신민주당에 재입당한 그는 2009년 당내 경선에서 7대 대표로 선출됐다. 타협할 줄 모르는 그의 성격은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사마라스 대표는 구제금융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집권 사회당에 맞서 "유럽의 도움이 필요 없다" 반발했다. 심지어 2009년 당 대표 경선에서 격돌한 도라 바코야니를 구제금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제명했다.지난해에는 유럽연합(EU)ㆍ유럽중앙은행(ECB)ㆍ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요구한 2차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긴축 조치 확약서 서명을 거부했다.당시 사마라스는 확약서에 서명할 경우 그리스의 존엄성을 해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제금융을 주도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와 앰허스트 대학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쓴 사이다. 하지만 구제금융에 대한 이견은 두 친구의 사이까지 갈라놓았다.이런 그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의 유로존 탈퇴 주장에 맞선 것은 지나친 변신이며 총리직에도 부적합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총리가 돼도 긴축개혁을 소홀히 해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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