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잔에 힘내서 일합니다'

12일 개서식 갖고 본격업무 돌입한 강북소방서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화재현장 같은 곳에 나가 한참을 일하다 보면 물 한 모금 마시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지역주민들이 건네주는 물 한잔이 큰 힘이 된다." 강북소방서 119구조대 윤상수 대원의 말이다. 그는 "모든 대원들이 주위의 작은 관심과 정성에 보람을 느끼며 일한다"고 했다. 윤 대원을 비롯, 강북소방서 대원들 대부분은 격무 속에서도 남다른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있다. 일부 대원들은 소방대원이 천직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35만 강북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질 강북소방서가 12일 개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기존의 도봉소방서가 관할하던 지역에 새 소방서가 들어서면서 보다 향상된 소방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강북소방서는 3과 11팀을 비롯 4개의 안전센터와 1개 구조대에 184명의 소방공무원으로 편성됐다. 소방공무원 1명당 1895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셈이다. 배치된 소방차는 고가사다리차를 포함해 29대에 이른다.
13일 오전 강북소방서에는 힘찬 기운이 감돌았다. 전날 개서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에 임하는 첫날답게 대원들의 표정에는 의욕이 넘쳐났다. 때마침 소방서 입구 옆쪽에서는 상반기 소방전술훈련평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치러지는 소방전술훈련평가는 대원들의 장비 취급과 위급상항 시 대응요령 등 전반적인 업무 소화 능력을 평가한다. 대원들은 실제 화재현장이나 구조현장에서 쓰일 장비들을 꼼꼼히 확인하며 실전 감각을 점검하고 있었다. 내근직을 제외한 140여 명의 대원들은 각각 구조, 구급, 화재 그룹으로 나눠 편성돼 있다. 이들은 실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현장에 투입된다. 이미 12일 오후 6시 3분 전기 스파크로 인한 화재신고를 접수 받고 강북소방서 주도의 첫 출동도 이뤄졌다. 실제 업무에 들어간 건 개서식이 있기 약 한달 전인 5월 10일이었지만 공식 개서 이후 출동이 이뤄진 건 12일이 처음이었다. 보통 화재신고는 신고 접수 후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신고전화 119를 통해 사건이 서울 종합방재센터에 접수되면 그 즉시 관할 소방서로 출동 명령이 하달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원들이 현장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5분 내외. 화재사고의 경우 발생 10분 안에 번짐과 인명피해 여부가 결정돼 무엇보다 초기 진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조대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근무에 투입된다. 일부 소방서에서 3교대 근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격무가 예고된 것이다. 이승교 강북소방서 홍보기획팀장은 "소방대원으로 근무하면서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렇게 힘든 현장에 나서면서도 아직까지 소방전문병원이 없어 경찰병원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윤상수 대원은 "길거리 쓰레기통에 불이 붙어 출동한 적이 있는데 인근 상가 관계자가 왜 남의 가게 앞에 소방차를 세워놔 영업을 방해하느냐며 항의를 하더라"면서 "가끔 이런 일들 때문에 열심히 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전했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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