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사업 담당해 온 권오현 부회장, 소송보다는 실익 선택할 지 주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에 권오현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삼성-애플간 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이 새 CEO로 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애플과의 소송이 화해 모드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권오현 부회장은 반도체와 LCD 등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을 관할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을 맡아왔다.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장으로 임명된 최지성 부회장과 함께 그간 세트, 부품 사업을 나눠 담당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부품 사업을 담당해 온 권오현 부회장이 새 CEO 자리에 오르게 되면 양사가 긴장보다는 협력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현재 삼성전자는 아이폰,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등을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 이 같은 업무를 총괄해 온 권오현 부회장이 특허 전쟁으로 인한 소모전보다는 애플에 대한 납품 비중을 늘리는 등 실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CEO 선임 이후에도 부품 사업만 담당하며 세트 부문장은 별도로 임명되지 않는다.앞서 최지성 부회장은 애플과의 소송에서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법원의 명령으로 지난달에는 미국을 방문해 팀 쿡 애플 CEO와 16시간에 걸친 릴레이 협상을 하기도 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CEO가 바뀌어도 애플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통신 사업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지성 부회장이 애플에 단호하게 대응한 것도 단순히 세트 사업을 담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전사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였다. 1년 넘게 지속되는 애플과의 소송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올라가는 등 소송으로 얻은 것 또한 많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스마트폰 사업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3주간의 유럽·일본 출장을 마치고 출근해 가장 먼저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애플과의 협상 내용, 소송 현황 등에 대해 보고받고 스마트폰 사업에서 경쟁사를 이길 방안을 찾으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까지 나서 스마트폰 사업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등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권오현 부회장이 새 CEO로 선임돼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부품 협력 관계라는 이유로 양사가 급격히 화해 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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