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아쿠아월드’ 놓고, 대전시와 시의회 ‘짬짜미’

시의원들 문제점 지적하고도 142억원 예산안 원안 통과…시민단체, “시의회는 거수기” 지적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시의회와 대전시 집행부가 짬짜미로 비판을 받고 있다. 시의회가 대전아쿠아월드 인수와 관련, 혈세낭비란 지적을 하면서도 이를 승인했다.대전아쿠아월드는 2010년 12월 보문산 대사지구에 문을 열었다가 경영난으로 지난해 11월 법원경매로 넘어갔다. 대전아쿠아월드는 세계 첫 동굴식 수족관으로 분홍돌고래 반입 실패, 주차장 상인들과 법정다툼 등으로 개장 전부터 말이 많던 곳이다.이달 25일 4차 경매(기준가 73억원)를 앞두고 대전시가 대전아쿠아월드를 인수하겠다며 142억원의 예산안을 마련, 의회에 냈다.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는 ‘혈세낭비’,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고 대전시의원들 사이에서도 인수자금 총액이 너무 많다는 반대의견이 나왔다. 이 예산으로 ‘좋은 입지를 선택해 새로 짓는 게 낫다’는 말까지 돌아 시 집행부는 시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이런 예상은 시의회에서 빗나갔다. 지난 달 22일 열린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예산안 심사를 벌인 의원들이 대전시를 호되게 질책했으나 다음 날 열린 계수조정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1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희재 의원은 “시민혈세가 사정없이 낭비될 게 뻔하므로 아쿠아월드 인수운영지원 관련 예산 142억원은 이번 회기 안에 절대 처리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대전아쿠아월드 인수반대는 여기까지였다. 본회의는 의원표결을 거쳐 전체의원 26명 중 25명 출석, 찬성 20, 반대 3, 기권 2명으로 통과시켰다. ‘앞에서 호통치고 뒤에서 통과시켜 주는’ 시의원들 모습에 시민사회단체의 비난이 뒤를 이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본회의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대전시가 대전아쿠아월드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음에도 별다른 고민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킨 시의회의 본회의 의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잘못된 정책결정에 대한 대시민 사과가 먼저”라며 “시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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