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진기자
어려서부터 가사 일을 접해 편하고 여자보다 더 잘한다는 ‘살림의 달인’ 김국남씨. 아이에겐 아빠의 육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남성 전업주부 1세대가 보는 ‘新 남자의 자격’은. 김국남 “아직까지 자발적이기 보다는 외부 상황에 떠밀려서 살림을 맡는 남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 봅니다. 여성이 자신의 일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행복한 가정경영을 위해 남자들이 여성의 역할, 주부의 영역을 분담해야 해요. 이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에요. 싱글남도 억지로라도 가사 일을 경험해 볼 것을 권합니다. 힘들더라도 최소 3~6개월, 3년 정도는 꾹 참고 도전해 보세요. 육아나 살림을 경험하고 잘 견뎌냈을 때 사회적으로 그 남자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성근 “설거지나 빨래, 다림질 등 남자들이 오히려 여자보다 훌륭히 해닐 수 있어요. 군대를 다녀왔으니까요. 그런데 살림을 안 하는 이유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쉬쉬 숨어서 살림하는 남자들도 보기 안타깝습니다. 가사와 육아 분담은 아내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남자들에겐 필수에요. 가족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기도 하고요. 남자들이 앞으로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랜 제 살림 경험담을 나누고자 인터넷 카페부터 시작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chapter 2 아이 키우는 남자‘프렌디’(friendy).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아빠를 뜻하는 대디(Daddy)가 합쳐져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한다. 자녀에게 프렌디가 되는 것은 기본이다.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육아정보를 나누고 함께 공부하며 좋은 아빠 되기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열혈 아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육아의 달인’으로 떠오른 아빠 블로거들의 육아 노하우를 들어봤다. 출산 장려 캠페인 ‘마더하세요(‘마음을 더하세요’와 ‘엄마 되세요’를 합친 조어)’를 펼치고 있는 보건복지부에서 추천을 받았다.'육아철학' 쓰는 '굿 대디' 오재호씨"함께 놀고 여행하는게 최고의 육아"회사원 오재호(38)씨는 육아칼럼을 쓰는 아빠다. 첫 딸 봄희(9)부터 둘째와 세째아들 겸희(8), 율희(5)까지 삼남매를 키우며 겪은 경험담과 좋은 아빠 되기에 관한 철학을 일상의 생생한 사진과 곁들여 쓴다. 그 이야기들을 블로그 ‘아빠의 블로그(sky5891.blog.me)’에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선 ‘굿 대디’(GoodDaddy)로 불린다. 역시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소망을 블로그 닉네임에도 담았다. 오씨는 일찌감치 육아에 눈을 떴다. “아이가 차례로 태어나면서 아내 혼자서는 육아를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아내가 식사를 준비할 때, 청소할 때 저는 아이들의 숙제를 봐 주거나 같이 놀아주기 시작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 재미있다 보니 육아에 제가 더 깊이 빠져들게 됐죠.” 그가 강조하는 육아법은 무조건 같이 놀아주는 것이다.육아의 달인이 된 아빠 블로거 오재호씨가 가장 강조하는 육아법은 무조건 놀아주는 것이다.
밖에 나가 아이들과 뛰고 또 눈밭에서 뒹굴기도 하면서 친밀감이 높아진단다. 여행은 서로 가까워지는 매개체가 될뿐 아니라 자녀의 견문을 넓혀 줄 수 있는 교육이라고 했다. “함께 재미있게 놀고 나면 아이들의 얼굴이 무척 밝아지더라고요. 제가 돈만 벌어오는 사람이 아니구나, 아내보다 더 잘 놀아줄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들더군요. 게다가 바깥에서 쌓게 된 다채로운 경험들이 자녀의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았죠.” 봄희, 겸희, 율희는 미술 교육 등에서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오씨는 일주일에 3일 정도는 6시쯤 퇴근해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고 이후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월차를 써서 하루를 완전히 할애하기도 한다. 올해로 육아 경력 9년째. 그가 내린 결론은 엄마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육아에 분명 아빠의 영역과 역할이 존재하더라는 것. 자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인격체로 받아들이며 독립된 자아로 인정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아는 학습만으로 되는 게 아니며 양육의 개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육아 고수인 오씨에게도 고충은 있단다. “아주 많죠. 아직도 잘 안 되는 부분인데,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가 어리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잘 되지 않았어요. 밥 먹다가 음식을 흘릴 수 있고 길을 가다가 넘어질 수도 있는데 그게 짜증나기도, 싫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잔소리 하고 혼을 내고….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고쳐먹게 됐죠.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참회록’을 쓰기도 했답니다.” 오씨의 블로그는 미담만이 아니라 육아가 힘들고 눈물 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적나라한 현실도 보여줘 누리꾼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오씨는 “훌륭한 아빠가 되고 가정이 행복하려면 아빠들이 좋은 인격체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좋은 부모 연대 운동이다. 운동을 벌일 인터넷 카페 ‘함께 만드는 해피하우스(cafe.naver.com/ daddymommy)’도 개설했다. “나 혼자 잘 하는 것 보다는 좋은 아빠·엄마 모임을 만들어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면 더 좋겠다 싶었어요. 자녀를 멸치 볶듯이 들들 볶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연인으로서 자랄 수 있도록 ‘유기농법’으로 키워 보자는 겁니다.” ‘서울하늘 아래’ 심보현씨의 육아법“3남매와 목욕놀이 최고아빠 됐죠”“아이들이 아빠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즐겁고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빠라는 존재가 엄하고 거리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라도 손을 뻗으면 가까운 곳에 있는 그런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블로그 ‘서울하늘 아래(blog.naver.com/drug74)’를 운영하는 심보현(38)씨. 목욕놀이, 놀이기구 만들어 주기 등 온몸으로 맞닥뜨리며 놀아주는 삼남매 채린과 채원·채우의 아빠다. “둘을 목욕시키는 날은 각각의 개인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주고 장난감을 띄워준 후 물놀이를 즐길 시간을 주곤 합니다. 아이들을 씻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밀어주다 보면 목욕도 어느 새 놀이가 되죠. 아빠와 아이들이 한층 더 가까워지고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놀이용 상자집도 만들어준다.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란다. 상자집에서 세 아이가 소꿉놀이를 하며, 형제애를 돈독히 하고 사색의 시간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바텍보이’ 안종수씨의 ‘60일 아빠’ 프로젝트 “이젠 아기가 제 얼굴을 알아봐요”“준수가 사람을 알아보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는데, 아빠한테는 잘 안 오고 엄마에게만 매달렸어요. 아기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하더라고요. 아이에게도 좀 서운한 마음이 들었고 아빠로서 아들에게 각인될 필요성을 느꼈죠. 제가 아빠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준수아빠 안종수(35)씨가 60일 간의 육아휴직을 신청한 이유다. 현재 휴직을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한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자신이 아니란다. “60일 아빠 프로젝트가 남긴 것들이 많죠. 일단 애초에 목표했던 대로 준수에게 아빠로서 각인되는 데 성공했죠. 이제는 아빠, 아빠를 연발하며 언제든 제 품으로 쏙 들어옵니다. 여전히 엄마에게는 밀리지만요. 또 부부 공감대가 늘어나고 다시 친해졌어요.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잃었다가 다시 찾은 거죠.” 안씨가 제안하는 아빠의 육아휴직 성공 방법은 ▲평일은 휴직 전과 같이 오전 6시 반에 기상 ▲바로 씻고 곧 출근할 것처럼 옷까지 입기 ▲오전부터 나들이 계획이 없는 한, 아이를 아파트 어린이집에 2시간 정도 맡기기 ▲나만의 ‘오전 2시간’은 미리 구입해 둔 육아 관련 책 읽기 및 복직 후의 업무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의 시간으로 활용 ▲활동 계획은 틈틈이 달력에 표시해 두고, 주 단위로 중요한 일정을 체크하기 ▲뉴스를 꼭 보고 세상 돌아가는 것 파악하기 ▲복직했을 때 힘들지 않기 위해 휴직하지 않은 것처럼 생활 패턴 맞추기다.100점 남편 되려면 ‘마더하세요’기업과 사회, 정부가 여성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음을 더하자’는 보건복지부의 저출산 극복 캠페인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여성들만의 몫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더해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취지의 온라인 모임이다. 100인의 아빠단은 500여명이 신청, 대학입시보다 치열한 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 복지부는 최근 10개 기업과의 맞춤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참여 기업은 롯데백화점, NHN(주) 네이버, LG디스플레이, 오픈마켓 11번가,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아가방앤컴퍼니, 보령메디앙스, 아벤트코리아 등이다. 이들 기업은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패밀리 데이(Family Day)’를 시행하거나 각 기업 특성에 따른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남성의 가사·육아 분담은 행복한 가정만들기 지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