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생각 않고 복지확대만 기대, 삼성에 큰 영향 없을 것'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오현길 기자]"유럽과 일본을 모두 돌아봤는데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일하기 싫어하고 나라의 복지 확대에만 기대고 있다. 수출에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우리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지난 2일 출국, 20여일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현지를 돌아보고 일본에서 여정을 마무리 지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귀국후 내 놓은 위기의 실체는 '게으름과 과도한 복지'다. 24일 이 회장은 전용기를 이용해 김포 공항으로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탈리아,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여러나라를 다녀왔다"면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 나라를 더 둘러봤는데 유럽 상황은 생각보다 조금 더 나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도 일주일 가량 머물렀다. 일본 역시 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경기침체기를 겪고 있다. 세계 경제에 총체적인 위기를 가져온 두 지역에서 위기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였다. 일본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예전과 달리 일본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일 하기 싫어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유럽과 일본에 닥친 경제위기의 실체로 '일하기 싫어하는 문화'와 함께 '과도한 복지'를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했고 나라의 복지에만 기대고 있었다"면서 "이런면에서 유럽과 일본이 모두 다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위기의 실체가 산업 구조적인 측면이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얘기다.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은 소득 보장 위주의 복지를 택하다 보니 일하기 싫어하는 풍조를 가져왔으며 결과적으로 최근의 경제위기를 초래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대재해 이후 국가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 일본을 지배해온 전통적인 관료집단이 해체수순을 밟고 있지만 여전히 젊은층은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프리터들이 일본 정부에 주장하는 바도 소득 보장 위주의 복지 정책이다. 남유럽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전철을 일본도 밟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993년 이 회장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달성해달라고 주문한 뒤 신경영 전략을 내 놓았다"면서 "이 회장이 유럽 위기의 실체로 사회문제를 내세웠는데 이 문제를 경영측면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오현길 기자 ohk041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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