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까지 “서남표 물러나라” KAIST 혼란

학생 설문조사 결과 “학생 10명 중 8명이 서 총장 사퇴”의견, 서 총장 리더십도 안 믿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 총학생회가 23일 오후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교수에 이어 총학생회에서도 나왔다. 학생 10명 중 8명이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총학생회는 지난 23일 대학 본관 앞에서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총장과 더 이상 타협과 대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학생들이 서 총장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학생회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학부과정학생들을 대상으로 서 총장의 거취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74.37%(946명)가 서 총장 사퇴에 찬성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서 총장이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87.74%(1116명)가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서 총장이 제안한 ‘대통합 소통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58.75%(742명)가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교수협의회의 서 총장에 대한 의견(독선경영, 부정직함)에 동의하냐는 질문엔 74.47%(945명)의 학생들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총학생회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해 9월 KAIST 교수협의회가 소속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와 같다. 그 때 70.7%인 369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63.4%(234명)가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도한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은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서 총장 사퇴에 찬성하는 의견이 약 74%로 학생들의 서 총장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강력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문조사가 기말고사기간에 이틀간 온라인투표방식으로 이뤄졌음에도 전체 학부생 3990명 중 1278명이 참여해 의사결정 정족수인 500명을 넘었다. 총학생회는 전체학생의 30%가 참가한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1년 전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태 때도 서 총장의 개혁을 지지했던 학생들이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김도한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소통과 수용은 서 총장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소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며 “서 총장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학생들은 이제 그를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학교 쪽은 총학생회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중심의 정책을 발굴하고 실천해가는 과정에서 학생들 의견을 더 소중히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사면초가에 몰린 서 총장이 위기탈출을 어떻게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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