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당권파 따로따로 비대위 구성[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위 폭력사태를 신호탄으로 통합진보당의 양대 축인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힘겨루기가 거듭된 데 이어 20일에는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신당권파의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맞서 '당원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21일에는 혁신비대위가 구당권파인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의 사퇴 신고서 제출 시한으로 최후통첩한 날로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당사에 역사 찾기 어려운 '한 지붕 두 가족'이 현실화한 것으로,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든 양상이다.구당권파는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사태 수습과 차기 지도부 구성 등 혁신비대위에서 이뤄지는 모든 당무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당원비대위원장인 오병윤(광주서을)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원비대위는 유선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집행위원장에, 김미희(경기 성남중원) 당선자를 대변인으로 선임했다.혁신비대위와 당원비대위는 21일부터 본격적인 대국민 여론전을 벌이며 정당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문은 당원비대위가 열었다. 오 위원장은 21일 구당권파인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해 혁신비대위가 이날 오전 10시까지 사퇴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데 대해 그는 "부정경선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퇴를 요구했다"며 "출당(당헌ㆍ당규상 제명)시 전 당원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부정부실 선거가 있었다면 1차적으로 진상을 명명백백 밝혀야 하고, 그 책임이 후보에 있는지 당에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책임 여부가 가려진 이후) 그에 입각해 국민과 당원들의 현실 정서를 종합해 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합당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례대표) 사퇴를 먼저 제기한 게 현재 혁신비대위 측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출범한 당원비대위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절대 아니다. 당원들의 자발적인 기구"라면서도 "혁신비대위가 당사도 쓰고 있고 당의 조직, 재정, 인사를 다 갖고 있지만 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가지고 출범했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허위와 날조로 가공된 (비례대표 선거 부정) 진상조사보고서를 반드시 폐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의 공식 명칭도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의 명예회복을 위한 당원비대위'다. 혁신비대위는 구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출당 카드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비대위는 구당권파인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의 사퇴 신고서 제출 시한으로 21일을 최후통첩 한 바 있다. 이에 혁신비대위 측에서는 이날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두 당선자의 출당이 가시화될 경우 분당(分黨)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두 당선자는 이 같은 움직임을 피하기 위해 구당권파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경기도당으로 이미 당적을 바꾼 상태라 출당 조치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미 혁신비대위는 당원비대위 출범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대표기구는 지난 14일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구성된 '혁신비대위'이고 강기갑 위원장이 당을 대표한다"면서 “'혁신비대위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강력 경고했다.한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20일 오후 강기갑 비대위원장을 만나 내부 정치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하게 쇄신할 것을 주문하며 사실상 혁신비대위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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