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의 15일 전당대회에서 황우여 후보가 신임 당 대표에 올라 친박(친박근혜) 당 대표, 친박 원내대표(이한구 의원), 친박 정책위의장(진영 의원)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친박 라인업'이 완성됐다. 당내 비박(비박근혜) 대권 주자들과 야권이 지적하는 '박근혜 사당화'가 골격을 갖추고 사실상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중심의 '대선팀'이 꾸려진 셈이다. 박 전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근혜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거부감이나 반작용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원내대표 경선과 전대를 앞두고 당 내부에서는 '수도권 혹은 비박(비박근혜) 인사가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맡아 지역 및 계파, 연령상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수도권과 젊은층에 새누리당이 취약하다는 게 지난 총선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지지의 확장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황우여 대표의 지역구가 수도권(인천 연수)이긴 하지만 그는 '수도권 대표주자'보다 '범친박 관리형 중진'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친박 핵심 인사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다. 쇄신과 계혁에 대한 의지, '박근혜로의 쏠림'을 경계하는 심리는 당 내부에서부터 확인된 바 있다. 원내대표 결선투표 때 수도권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이 66표를 얻으며 선전한 게 대표적이다.비박 대권주자인 정몽준 의원은 "새누리당이 자생력을 잃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1인체제로 변질됐다"는 등 날선 발언으로 박 전 위원장 중심의 당내 역학구도를 연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정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언론에 등장한 표현을 빌려 "황 대표를 지칭하는 말이 환관이더라"고 원색적으로 당의 친박 중심 구도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언론이)환관이라고 해도 화도 못내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일갈했다.이재오 의원은 14일 라디오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산업화에 기여한 지도자로 보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도자의 딸'이라고 평가되지만 유신 이후 인권탄압에 초점을 맞추면 '독재자의 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이 의원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도 찬성 입장이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을 포함한 비박 주자들은 개헌 이슈와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문제로 연대 내지는 결집해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높일 공산이 크다. '타깃'이 보다 뚜렷해졌기 때문이다.비박 주자들이 '박근혜 사당화'를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결집하고 대선후보 경선이 '당내 잔치'로 화학적 결합 속에 치러지지 못하면 박 전 위원장의 대권가도에 이로울 게 없다. 이번 전대에서 완성된 친박 중심의 지도부 구성이 자칫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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